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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공주 (2)

호밀밭의…     날짜 : 2005년 05월 02일 (월) 1:56:45 오전     조회 : 2082      
공주가 은둔을 선택한 지 5년째로 접어들었다. 그 사이 어떤 책도 읽지 않고, 어떤 운동도 하지 않고, 어떤 사람도 만나지 않은 페이퍼 공주는 점점 더 혼자 있는 생활이 좋아져갔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잠 들고 싶을 때 잠들었다. 그래서 열흘 이상을 잠 든 적도 있었고, 보름 이상을 잠 들지 않은 적도 있었다. 또한 먹고 싶을 때 먹었고, 굶고 싶을 때 굶었다. 그래서 사흘을 쉬지 않고 먹어대기도 했다가 스무날을 먹지 않고 살기도 했다.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공주는 움직이고 싶지 않을 때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공주의 생활에 대해 전해들은 왕과 왕비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달의 축복을 받고 태어나 누구보다 곱고 누구보다 영리하게 자라날 것이라 기대했었는데, 스스로를 가두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하니 말이다. 5년 전 마법사 초챙의 말만 아니었다면 왕과 왕비는 공주의 은둔생활을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때 마법사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공주의 선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두 분은 따님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유난히 고집스러운 분이니 말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공주님의 의견을 들어주세요."
사랑하는 공주를 잃고 싶지 않았던 왕과 왕비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마음으로 공주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그런 생활을 용납해주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나가고 있는 이 때, 두 분은 더 이상 공주를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마법사 초챙을 불렀다.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다. 이제 공주를 왕궁으로 데려와야하겠다. 네 생각은 어떠하냐?"
초챙은 곰곰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공주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겠지요. 제가 대표로 다녀오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마법사는 아까시 나무 별궁으로 향했다.

향이 진한 아까시 나무. 초챙이 주문을 외우자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누구야? 내 잠을 깨우는게."
아직 사람의 말을 잊어버리지는 않은 공주, 초챙을 보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웬일이셔? 10년은 건드리지 말라고 했을 텐데..."
"더 이상 안 돼. 왕과 왕비께서 널 왕궁으로 불러들이라셔. 군사를 동원할 지도 모를 상황이서 내가 왔어."
"네 마법으로 어떻게 안 돼니? 무슨 마법사가 그렇게 무능력하냐?"
두건을 벗은 초챙. 아무리 봐도 10대 소년의 모습이다.
"이 나라 전체에 마법을 걸까? 말이 되냐?"
"에효, 친구도 잘 사귀어야 해. 너 말고 딴 마법사를 친구삼을 걸 그랬다."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있는 게 좋아지고 있는 페이퍼 공주. 다시 머리를 굴려 왕궁으로 돌아가지 않을 궁리를 한다.
"이봐, 초챙. 날 학교로 보내줘. 그럼, 왕궁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숨쉴만 할거야. "
"이봐요, 공주. 왜 그렇게 왕궁을 싫어하죠? 완벽한 부모님. 자상한 형제, 얼마나 이상적이에요? "
"초챙, 에이, 너도 잘 알면서 왜 그래? 내가 완벽하지 않는데, 크리스탈에 앉은 먼지처럼 살 수는 없잖아. 먼지더러 크리스탈이 되라고 하면 안돼지. "
"하긴, 나도 우리 가족 중에서는 ... 그렇지. 그래서 널 도와주기는 했지만, 더는 안 돼. 너도 네 자리에서 숨 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 "
"야, 마법사와 내가 같아? 내가 마법사면 그 자리에서 해결했다. 나, 공주야 공주. 기대감, 책임, 의무 이런 거 다 짊어져야 해. 지금은 싫어. "
"에효. 그럼 같이 방법을 찾자. 내가 어쩌다 너를 친구 삼아서 요렇게 거짓말이나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 그리고, 너, 건강 좀 챙겨. 그게 뭐야. 문제야 정말. "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왕궁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너무 오래 생각하면 안 되니까, (왕궁에서 사람이 올 지도 모르니까) 밤새 낮 내내 생각하고, 의논하고, 그렇게 이틀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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