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반복이, 그는 초록 별님에게서 떨어져 나온 아홉번째 별조각이었다.
"참 이상하지? 아침에 해가 뜨고 나면 내가 잠에서 깨어나. 세수를 하고 나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지. 이웃집 아주머니야. 오늘은 새로운 반찬을 만들었다는데, 항상 멸치볶음이야. 설거지를 하고 나면 짜랑짜랑 하며 자전거가 지나가. 밖을 내다 보면 손을 흔들며 집배원 아저씨가 지나가. 햇살이 좋다고 생각하고 밖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똑같은 디자인, 똑같은 색깔의 옷을 입은 쌍둥이 남매가 내 앞을 지나가며 병아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 이런 일이 내가 별조각이 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 반복되고 있어. 참 희한하지?"
반복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중얼거리면서 다시 책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어제와 같은 시간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항상 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상.
날이 저물었다. 이제 외출했다 들어온 듯한 옆집 학생이 새로운 것을 알아냈다며 호들갑스럽게 문을 두드릴 것이다.
"반복이 형, 오늘 말이야 , 놀라운 사실을 알았어."
그래, 놀라울 거야. 그제도 놀라웠고, 그그제도 놀라웠잖아. 소나무 밑둥에서 미치광이 풀을 발견했다는 거잖아. 먹으면 죽는다고? 알아 알아. 몇 날 며칠째 듣고 있잖니.
이제 해님이 지고, 달님이 지키는 밤이 찾아왔다. 반복이는 오늘을 잊고 내일을 살아갈 것이다. 잠이라는 놀라운 망각 약을 통해서.
....
꿈 속에서 ...
반복이는 꿈을 꾸고 있다. 초록색 별님의 꿈이다. 무한 우주 속에서 자유롭게 노닐고 있는 고운 초록색 별님. 그 별님에게는 참 많은 소망이 있다.
자신만의 신념을 갖고, 그것을 지키고 싶은 조각이로서의 별님, 자유롭게 살고 싶은 시인으로서의 소박이, 현명함을 찾는 반짝이,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찾는 기억이, 꿈을 찾는 마법사의 제자 송이, 살구색 별님에게 어울리는 존재가 되고 싶은 소심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바다별이 된 행운이, 현실을 직시하려는 용감이,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에 대해 의문을 품은 반복이 - 자신의 모습, 혹은 또 다른 누군가.
이제 날이 밝아오고 해가 뜨면 반복이는 어떤 모습의 자신을 발견하게 될까? 초록 별님으로서의 자신일까? 아니면 초록 별조각 중 하나로서의 자신일까?
이제 이내 날이 밝을 것이다. 당신은 무엇을 상상하는가? 오늘은 어떤 모습의 당신이기를 바라는가?
... 나는 무한 우주에서 꿈을 꾸고 있는 초록 별님으로서의 나를 상상한다.
아홉 조각이 아니라 수백 수천 조각의 꿈을 꾸는 ... 나는 초록 별님이다.
반복되고 있다고? 글쎄,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늘 새로운 꿈을 꾸고 있을 뿐이다. 매일, 매 순간이 나에게는 처음이며 그래서 눈물겹게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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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우주속에서 초록 별님이 자유롭게 노닐고 있다. 우주에는 평화가 가득하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