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중...
로딩중...
문학과 사람들
글쓰기 (Alt+w) 글붙여넣기(Ctrl+v) ^^!
오늘의 최근글 , 최근코멘트 RSS
로그인 | 회원가입 | 둘러보기
05월 19 (월) | 배경음악             
  • 문학방
  • |
  • 창작방
  • |
  • 작가방
  • |
  • 커뮤니티
  • |
  • 마이페이지
 낙서장 ·방명록 ·대화방 ·접속자
커버스토리 ·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문.사 살짝 리뉴얼 했습니다. 6
- 창작방 -
창작시
창작글
창작동화
공개일기
학술방
상담/Q&A
재미로 보는 타로점
최신글보기
태그구름
오늘출석부
현재접속자
 
> 창작방 ( 창작방 > 창작동화 )
·  좋은동화 많이 보여주세요
일상 속에서 - 2

히카루     날짜 : 2008년 06월 30일 (월) 0:54:43 오전     조회 : 2967      

3. 떠올리다.

다시.
'철컹 철컹 철컹..'
그것은 수동식 타자기가 일을 하고 있는 소리. 스스로 할 리는 없고, 이것을 움직이는 이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둡다.
"깼니?"
엄마의 목소리다. 있을 수 없다. 엄마는 이제 이곳에 없음을 누구보다도 성수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이제 커튼 걷어도 되지? 어두워서 자판이 잘 안보일 지경이야."
틀림없는 엄마다. 성수의 기억보다 10년은 나이 들어 보이는 10년 전에서 멈춰버린 엄마가 지금... 있다.
"엄마, 몇 살이야?"
성수의 멍한 물음에
"쉰 여섯이다. 녀석이 뜬금없이 왠 나이. 생일도 가르쳐주랴?"
라며 웃는다. 마흔 여섯의 엄마가 이제 성수와 함께 나이를 먹어 지금 쉰 여섯의 엄마가 되어 눈 앞에 있다. 꿈은 아닌데, 무언가 이상하다.
"뭘 치고 있었던 거야?"
"동화. 엄마가 좋아하는 고양이와 네가 좋아하는 고슴도치가 나오는 이야기."
"접점이 없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
고양이와 고슴도치는 사는 곳이 다르다.
"있어. 2층 청마 슈퍼에 가면 오른쪽 끝 벽면에 동물 사료 파는 곳 있지? 거기에 애완 동물들도 팔잖아. 고양이, 토끼, 강아지, 그리고 산후조리 중인 고슴도치까지 다 있어."
아, 잊고 있었다. 2층 슈퍼. 방금 전까지 철컹 소리를 내는 슈퍼에 있었는데, 왜 갑자기 집에 돌아와 잠을 자고 있었던 걸까.
"엄마, 기범이는요? 돌아갔나요?"
성수의 물음에 쉰 여섯의 엄마가 대답한다.
"기범이라니? 그게 누군데? 친구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범이는 죽마고우로 마흔 여섯의 엄마도 알고 있는 존재였다. 그런데, 쉰 여섯의 엄마가 기범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무언가 어긋나 있다.



4. 움직이다.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내려간다. 성수의 빌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1층. 유리문 밖에 기범이가 서 있다.
"이봐. 어디 갔었어? 말도 안 하고 그냥 가면 어떻게?"
 성수의 말에 기범이가 대답한다.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나왔어. 네가 깊이 잠든 것 같아서 말이야. 슈퍼에서 갑자기 쓰러지듯 잠들어 버리면 어떻게 해? 큰일난 줄 알았는데, 계산대 아주머니가 잠든 거라고 말씀해주시더라. 너 자주 그런다며?"
 성수에게 기면증 같은 병은 없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성수의 기면증을 알고 있는 듯 말한다.
"아참, 엄마께서 기범이 너를 모른다시던데, 뭐야? 너는 인사까지 하고 나왔다고 하고."
"그야, 나도 모르지. 아무튼 내일 학교에서 보자. 늦지마. 매일 지각이야."
"야, 우리가 졸업한 지가 언젠데? 게다가 우리는 다니는 회사도 달라."
성수의 말에 기범이가 눈을 치켜들어 말한다.
"너, 중 3이야. 무슨 회사?"
스물 여섯의 기범이가 사라지고, 열 여섯의 기범이가 존재하는 유리문 밖의 세상. 성수는 지금 열 여섯의 존재이다. 무언가 어긋나 있다.
"기범아, 아무래도 이상해. 우린 스물 여섯이야. 열 여섯은 이미 10년 전에 지났어. 우리는 내일의 생물 숙제를 걱정하기 이전에 내일의 아침 미팅을 생각해야 하는 거라구."
"무섭게 그러지마. 농담도 참. 야, 버스 온다. 내일 봐. 생물 노트 돌려주는 거 잊지 말고, 나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영화 싫어해. 노트 들고 내 집 찾아 다녀야 하는 일은 만들지 마."
손을 흔들고 사라지는 기범이. 성수는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서 있다. 유리문을 나서는 것이 두렵다. 그곳은 10년 전의 세상인 것일까.
 

                                                                                                          peace and happy      v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전체 : 334건
히카루 일상 속에서 - 3 16년전 2,945
히카루  일상 속에서 - 2 16년전 2,968
히카루 일상 속에서 - 1 17년전 2,989
사랑, 그것은 아버지. [1] 17년전 3,784
히카루 꿈에서 나를 가두다 17년전 3,027
보이지않… 미스테리 소녀.... [2] 17년전 3,517
히카루 꽃을 꽂고 17년전 2,612
보이지않… 신식 선녀와 나무꾼 17년전 2,898
히카루 평범이 넘치는 일상 중 일부 [2] 17년전 3,604
히카루 전봇대 이야기 [1] 17년전 3,695
보이지않… 동화가 아닌 동화 [1] 17년전 2,782
히카루 대화 2 - 어린 녀석이 나에게 [1] 17년전 2,763
보이지않… 소녀의 유언글....2 [1] 17년전 2,969
보이지않… 소녀의 유언글.... [1] 17년전 2,874
날아라 연필!!! (하) [4] 18년전 3,083
오른쪽방… 숨은 가을과 놀아보다 [1] 18년전 3,023
오른쪽방… 반전없고 갈등없는 토끼 이야기 [3] 18년전 3,376
날아라 연필!!! (상) [3] 18년전 3,230
오른쪽방… 물고기, 한 번 걸어보다 [2] 18년전 3,292
오른쪽방… 다림질을 하며 [5] 19년전 3,346
오른쪽방… 대화 - 사과나무 아래에서 19년전 2,618
오른쪽방… 시니컬 동화 - 6 19년전 2,452
오른쪽방… 시니컬 동화 - 5 [1] 19년전 3,184
별을 품은 마법사 [4] 19년전 3,235
하마씨 일곱 갈래의 길 이야기 - 네번째 길 [1] 19년전 2,995
하마씨 일곱 갈래의 길 이야기 - 세번째 길 19년전 2,374
first123456789  다음  last
 
문.사소개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 포인트정책    
문.사 태어난 날 : 1999.09.01, 문.사 태어난 후 : 9393日 지남, 문.사 태어난 후 : 26주년
Copyleft (c) 문학과 사람들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