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쟁이 마법사가 지팡이를 흔듭니다.
뾰로롱 뾰로롱.
마법사가 지팡이를 흔들 때마다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눈 쌓인 나뭇가지에 과일들이 주렁주렁.
길가의 돌멩이도 보석처럼 반짝반짝.
욕심쟁이 마법사는 마을에서 가장 부자입니다.
욕심쟁이 마법사는 집 없는 아이들을 보고도 그냥 지나칩니다.
마법사의 집에는 따뜻한 벽난로도 있고 먹을 것도 많지만,
추운 겨울, 잘 곳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아이들을 도와주지 않습니다.
욕심쟁이 마법사는 남을 도와줄 줄 몰랐습니다.
욕심쟁이 마법사가 밤하늘을 바라봅니다.
까만 밤하늘에 총총히 뜬 별들이 참 아름답습니다.
마법사는 그 아름다운 별들을 혼자서만 가지고 싶었습니다.
뾰로롱 뾰로롱.
마법사가 지팡이를 흔들자, 별들이 하나, 둘씩 마법사의 마음으로 들어옵니다.
마음에 들어온 별들은 아주 따뜻하고 포근합니다.
별들을 모두 모아 마음속에 숨긴 마법사는 까맣기만 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행복해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별들이 차가워집니다.
별들이 차가워지자 마법사의 마음도 추워졌습니다.
마법사는 두꺼운 겨울옷들을 꺼내어 입었습니다.
그러나 추위는 여전히 계속되었습니다.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 앞에 앉아 불을 쬐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추위는 조금도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뜨거운 온천을 찾아가 몸을 담가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법사의 추위는 점점 더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마법으로도 추위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어떤 마법 책에도 마법사의 추위를 사라지게 할 방법은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마법사는 결국 동상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온 주술사 할아버지가 주문을 외워주셨지만, 마법사의 동상은 낫지 않았습니다.
아시아에서 온 한약사 아저씨도 마법사의 동상을 치료할 약은 없다고 하십니다.
미래에서 온 의사선생님도 마법사의 동상을 낫게 하지는 못하셨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 마법사의 집 창밖에서 작은 소리가 들립니다.
호오호오, 달그닥 쓱삭.
잠이 깬 마법사가 살그머니 창문으로 다가갑니다.
집 없는 아이들이 창문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별님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지.
그러면 잠시지만 추위를 잊을 수 있어.
그런데 요즘은 별님들이 보이지 않잖아.
그러니 우리가 마법사님께 별님을 그려 드리자.
우리는 혼자가 아니니 서로 꼭 끌어안아 추위를 이길 수 있지만,
동상에 걸리신 마법사님은 혼자이기 때문에 더 추우실거야.“
호오호오.
꽁꽁 언 손을 입김으로 녹이고,
달그닥 쓱삭.
작은 붓에 페인트를 묻혀 작고 예쁜 별을 그립니다.
별 하나,
별 둘,
별 셋.......
마법사가 창문에 그려진 별들을 바라봅니다.
아이들이 마법사를 위해 그려준 별들은 참 신기합니다.
볼수록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얼어붙었던 마법사의 마음도 녹이고,
차갑게 식었던 별들도 다시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아무도 고칠 수 없었던 마법사의 동상도 별들을 보는 사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마당으로 나온 마법사가 지팡이를 흔듭니다.
뾰로롱 뾰로롱.
갇혀있던 별들이 기쁜 듯이 흩어져 나와 밤하늘로 올라갑니다.
밤하늘에 총총히 뜬 별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아름다운 빛을 반짝입니다.
하지만 마법사는 더 이상 별들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 없습니다.
마법사에겐 아이들이 선물해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별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날 아침, 집 없는 아이들을 찾아간 마법사는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마법사의 집에선 따뜻한 벽난로와 맛있는 음식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까르르 깔깔.
언제나 조용하던 마법사의 집에 이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합니다.
아주 추운 겨울이지만, 마법사와 아이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따뜻했습니다.
FIN.
-------------------------------정말 오랜만에 올리는 글인 것 같습니다.
("앗싸, 문사 컴백!" 을 혼자서 조용히 외쳐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