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깊은 산 속에 귀엽고 예쁜 아기 새가 한 마리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아기 새는 밤에 잠을 잘 때마다 잠꼬대를 하는 버릇이 있었답니다.
"음냐음냐, 엄마 맛있는 거 주세요."
"아기 원숭아 나도 같이 놀자, 음냐음냐"
아기 새는 잠을 자면서도 꼭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을 하듯이 이렇게 잠꼬대를 하였어요.
처음엔 아기 새가 잠에서 깬 줄 알고 깜짝깜짝 놀라던 엄마 새도 이제는 아기 새의 잠버릇을 잘 알게 되었기 때문에 귀여운 아기 새 옆에서 안심하고 깊이 잠을 잘 수 있게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숲 속의 동물 친구들과 재미있게 숨박꼭질을 하며 하루를 보낸 아기 새가 엄마 새 곁에서 곤히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기 동물들만을 골라 몰래몰래 잡아가는 나쁜 사냥꾼이 캄캄한 밤을 틈타서 아기 새가 잠들어 있는 나무 곁으로 살금살금 다가왔습니다.
그 나무 아래에는 아기 코끼리와 엄마 코끼리가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나쁜 사냥꾼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 아기 코끼리였던 거예요.
사냥꾼은 잠들어있는 아기 코끼리의 다리를 밧줄로 묶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때였어요.
"난 보인다! 음냐음냐"
바로 위 나무 위에서 잠들어 있던 아기 새가 또 잠꼬대를 하였어요.
하지만 그것이 아기 새의 잠꼬대인줄 모르는 사냥꾼은 그 소리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잠시 나무 아래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사냥꾼은 주위를 살펴보고는 다시 아기 코끼리에게 다가갔습니다.
"어디에 숨어도 난 다 볼 수 있어, 하늘에 있으니까. 음냐음냐."
아기 새가 또다시 잠꼬대를 하자 사냥꾼은 아까보다도 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다시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사냥꾼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커다란 나무에 숨겨진 작은 둥지 안에 있는 둥지보다도 훨씬 더 작은 아기 새가 사냥꾼의 눈에 보일 리는 없었으니까요.
사냥꾼은 혹시 그동안 자신이 너무나도 많은 동물들을 잡아갔기 때문에 동물 유령이라도 나타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아기 새의 잠꼬대는 계속되었습니다.
"숨어도 소용없어, 음냐음냐."
"사자가 이미 냄새를 맡았는걸, 음냐음냐"
사자라는 말을 듣자 나쁜 사냥꾼은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습니다. 금방이라도 어둠 속에서 커다란 사자가 튀어나와 자신에게 달려들 것만 같았습니다.
아기 새는 잠들기 전에 아기 사자와 아기 원숭이, 아기 코끼리 그리고 아기 기린과 함께 숨박꼭질을 하며 놀았던 것을 꿈으로 꾸며 잠꼬대를 하는 것이었지만 이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사냥꾼은 너무 무서워서 다리까지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동물 유령이 아기 코끼리를 잡아가려는 자신을 몰래 지켜보며 금방이라도 무서운 사자를 불러올 것만 같았거든요.
이제 너무나도 무서워진 사냥꾼은 바람이 내는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며 혹시라도 사자가 아닐까하여 잔뜩 겁을 먹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기 새의 잠꼬대는 멈추질 않았어요.
"빨리 숨어. 참을성이 없는 사자는 금방이라도 눈을 뜨고 냄새가 나는 곳을 찾아다닐 거야, 음냐음냐."
아기 새의 잠꼬대를 들은 사냥꾼은 사자가 이제 자신의 냄새를 맡고 쫓아올 거라는 말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숲에서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무서운 마음에 너무 급히 서두른 나머지 가지고 왔던 총과 밧줄은 나무 아래에 그대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쫓아오는 사자를 피해 도망치듯 사냥꾼은 뒤도 안 돌아보고 달아나 숲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그리고는 숲에 사는 동물 유령과 사자가 무서워 다시는 이곳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뜬 아기 새와 아기 코끼리는 나무 아래에 떨어져 있는 총과 밧줄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왜 여기에 이런 것이 떨어져 있는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아기 새는 아기 코끼리, 아기 기린, 아기 원숭이 그리고 아기 사자와 함께 또다시 숨박꼭질을 하며 즐겁게 놀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