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사슴 한 마리가 깊은 숲속을 지나가다가 작은 물웅덩이를 발견하였어요.
마침 목이 말랐던 아기 사슴은 고개를 숙이고 웅덩이에 있는 물을 마시기 시작하였어요.
그런데 웅덩이 속에 아주 작고 어린 물고기가 한 마리 있는 게 아니겠어요?
아기 사슴은 너무나 반가와 어린 물고기에게 인사를 하였어요.
웅덩이에 살던 어린 물고기도 아기 사슴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였어요.
그 후로 아기 사슴은 날마다 웅덩이를 찾아와 물을 마시며 어린 물고기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웅덩이에 사는 어린 물고기도 날마다 찾아와 주는 사슴을 고맙게 생각하며 반갑게 맞아주었어요.
작은 웅덩이에 홀로 사는 어린 물고기는 아기 사슴 덕분에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어서 아주 기뻤어요.
아기 사슴도 항상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생기게 되어 아주 행복해 했어요.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어요. 하지만 웬일인지 하늘에선 비가 내리지를 않았어요.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점점 길어지자 작은 웅덩이의 물은 점점 마르기 시작했어요.
아기 사슴은 웅덩이에 살고있는 어린 물고기가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웅덩이의 물이 말라버리면 어린 물고기가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아기 사슴도 알고 있었거든요.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한 달 이상 계속되자 숲 속의 시냇물도 모두 말라서 이제는 작은 웅덩이의 물 밖에는 남아있지 않았지만 아기 사슴은 웅덩이 속의 물을 마시지 않았어요.
뜨거운 햇볕에 점점 말라 가는 웅덩이의 물을 차마 마실 수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아기 사슴은 너무나 목이 말랐지만 어린 물고기를 위해서 꾹 참고 견디기로 했어요.
이젠 아주 작고 작은 어린 물고기가 헤엄칠 수 있는 물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아기 사슴은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못해 기운이 없었지만 그래도 어린 물고기 걱정을 했어요.
웅덩이 곁에서 힘없이 쓰러져 있는 아기 사슴을 보며 어린 물고기는 가슴이 아팠어요.
아무리 웅덩이 물을 마시라고 말해도 아기 사슴은 끝까지 물이 먹지 않고 견디다 결국 지쳐 쓰려져 버렸던 거예요.
이미 웅덩이의 물은 거의 다 말라버리고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어린 물고기는 쓰러져서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아기 사슴을 위해 웅덩이에서 뛰쳐나가기로 결심을 하였어요.
아기 사슴이 눈을 떠서 웅덩이에 아무것도 없는 걸 발견하면 물을 마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어린 물고기는 온 힘을 다해서 물 밖으로 몸을 던지고 말았어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아기 사슴은 조용히 눈을 떴어요.
아기 사슴은 자신의 입가에 촉촉이 물기가 묻어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입가의 물기를 혀로 핥고서 아기 사슴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보았어요.
그런데 물이 거의 다 말라버린 웅덩이에 어린 물고기가 보이지를 않았어요.
아기 사슴은 물이 없어서 어린 물고기가 죽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자 한없이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어요.
그 때였어요. 바로 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개굴개굴’
아기 사슴이 고개를 숙여 발 밑을 보자 처음 보는 작은 개구리가 한 마리 보였어요.
“너는 누구니?”
아기 사슴이 개구리에게 물었어요.
“안녕? 나야. 나를 모르겠니?”
아기 사슴은 작은 개구리에게 붙어있는 작은 꼬리를 보았어요.
그것은 바로 아기 사슴이 날마다 찾아왔던 어린 물고기의 꼬리였어요.
사실 어린 물고기는 바로 올챙이였던 거예요.
아기 사슴이 끝까지 지켜주었기에 어린 물고기로만 알았던 올챙이가 어느덧 자라나 다리가 생기고 개구리가 될 수 있었던 거예요.
아기 사슴을 위해 물 밖으로 뛰쳐나갔던 어린 물고기도 그제야 자신에게 변화가 생긴걸 깨달았고 쓰러져 있는 아기 사슴을 위해 자신의 몸에 물을 묻혀 아기 사슴의 입가를 계속해서 적셔주고 있었던 거예요.
아기 사슴과 이제는 개구리가 된 어린 물고기는 서로 눈물을 흘리며 너무나 기뻐하였어요.
그리고 이들의 아름다운 마음씨 덕분일까요? 하늘에서도 조용히 촉촉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답니다.
03.09
>.<... 이런 얘기 너무 좋아요!! 아기 사슴의 입가를 적셔주는 올챙이 모습을 상상하며 자꾸 혼자 히죽거리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