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니어도 괜찮다.
술 한 잔 함께 할 사람도 있고, 영화를 같이 볼 사람도, 함께 본 영화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있다. 전시회에 같이 갈 사람도, 내 마음에 꼭 드는 말을 해줄 사람도, 실없는 농담을 툭툭 던지며 마지못해 날 웃게 만들 사람도, 씨익 웃으며 날리는 미소에 나도 모르게 가슴 뛰게 할 사람도 있다
그래, 그런 사람쯤은 충분히 있다. 그래서, 당신이 아니어도 괜찮다. 괜찮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이렇게 주문처럼 중얼거리고 나면, 지금의 상황이, 내 마음이, 당신의 태도가, 합리화된다. 조금은 위안이 된다. 당신이 아직은 나의 완벽한 인연이 아니라는 사실. 그게 아니고서야, 이렇게 어설프고 우습게 어긋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