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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블루 20 (完)

     날짜 : 2008년 12월 03일 (수) 7:42:26 오후     조회 : 6323      

그런데 내가

나 혼자만 행복할 수 있을까?

지금껏 그렇게 최면을 걸고 살아왔지만

결국 나는 헤어날 수 없었지 않는가.

과연 이 세상에

내가 원하는 그러한 행복을

구할 수 있는 골방이 있을까?

아니면 내 자신이

나 혼자만으로도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이 모순점은 끝내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 끝내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떠나기로 했다.

나는 떠나기로 했다.

찾아나서기로 했다.

아니, 이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기로 했다.

도망치기로 했다. 도망치기로.

익숙한 방법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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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아저씨요, 날씨도 마이 추운데예. 더 있고 싶으시면 좀 더 있으시도 됩니더. 지가 위에 말해놓을게예. /

아니에요... 아니에요... 저... 이제 떠나고 싶어요... 떠.. 떠나고... /

예... 그라몬 조심해서 가이소. 날도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예. / 예... 고.. 고맙습니다.... /

 

자, 이제 도망치러 경찰서 밖을 나왔다.

처음 보는 풍경이다. 여기가 어디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뭐 그래도 상관없다. 어디로 나의 발을 옮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둔 바 없다.

그냥 도망치는 데 어디 목적지를 정해두고 도망치는 건 아니잖아.

 

아저씨! 조심해요!

 

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

 

 

 

 

새

 

하

 

얗

 

다.

 

 

갑자기 온 몸이 편해져 온다.

그동안 나를 괴롭히던 허리 가 씻은 듯이 나았나. 상쾌하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 아주 아늑한 온도다.

코감기도 없고 눈도 안 아프다. 상쾌하다. 정말로.

 

여.. 기... 는..?

 

나의 골방이다.

 

파아란 벽지가 도배되어있는.

회색 책상 위에 낡은 컴퓨터가 지직거리고 있고

詩로 얼룩진 종이조각들에는 저녁노을의 풍경들이 입력되어있다.

책장에는 언제 읽었는지 모를 책들이 정연히 꽂혀져 있고,

식탁에는 모카빵이 얹혀져 있다. 갓 구운 빵이라고 적혀있어서 냉큼 사온 것일 것이다.

커피 향이 은은한 모카 빵에 발라먹기 위해 땅콩버터와 딸기잼이 병째 담겨져있다.

홍차가 끓고 있는 티포트에서 찻잎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은은한 붉은 빛이 석양처럼 퍼져나간다.

우유에 타 먹으면 맛있는 밀크 티가 된다. 그 은은한 맛이 나를 눈물짓게 한다.

침대에는 파아란 이불과 이불보가 고색한 모습으로 눕혀져 있다.

창문이다. 오늘도 저녁 노을은 지고 있다.

저녁 노을이 파아란 하늘을 온통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감상하는데 비용은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

나의 아름다운 골방이다.

그 누구도 없는

그 누구도 내게 뭐라고 말 하지 않는

그 누구도 나를 괴롭히지 않는

침을 뱉고 기합을 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나의 아름다운 골방이다.

나의,

나의,

나 만의

나 만의

행복.

그래, 나는 나 혼자일 때 적어도 그 순간 만큼은 행복했는지 모른다.

남들과 함께 행복했던 시절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것만큼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내가 언제까지나 남들과 함께 행복할 수가 없었다.

남들로 이루어져있는 세상은 언제나 나에게 크나큰 고통과 절망과 울음만을 안겨주었다.

이 세상에서 나는 도망치고 있다.

아주 익숙한 기술이다.

도망치는 것.

도망..

도망...

도망....

나만의 행복 속으로

도망치는 것.

 

하얗던 눈 앞이 갑자기 파랗게 변한다.

온 몸은 아늑하게 눕혀져 있는 듯 편안하다.

기분이 우울해진다. 우울하다. 그래. 혼자만의 삶이란 우울했다.

하지만 행복했다. 우울하다는 건 정말, 정말로 행복한 일이었다.

고독하고 외로웠다는 사실은 정말로 행복한 일이었다.

정말로.. 정말로..

 

나는 나 홀로 밖에 살아남을 수 없는 존재로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하느님께서 튀기를 만드셨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때 말씀하시기를

돌아오고자 하면 언제든지 돌아오도록.

 

나는 나의 행복을 위해서

나의 영혼의 행복을 위해서

그 어린 시절의 혼자 키득키득 거리며 웃고 있었던 그 순간들을 위해서

이렇게 다시 돌아가려고 하고 있다.

 

돌아가는 것이다.

 

행복해지려면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곳에서 나는 행복할 수 가 없다.

행복할 수 없다.

행복할 수 없다. 절대로.

이 곳에서는

 

이제 정리하고 떠나련다.

 

골방이 아련히 나의 시야에서 사라져간다.

그리고 점점 어두워진다.

점점

어두워진다.

점 점...

 

完 - 夕風


- 夕風 - 외로운 저녁날, 춤을 추는 노을빛 아래 나의 고향 마을은 어둠에 잠기어가고 슬픈 노랫자락 바람에 날리울 때 가만히 잘 우린 얼그레이 한 잔 집어들고 읊어 본다. 나의, 저녁 바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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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최인훈의 [광장]을 읽었습니다.
이명훈이 겪어야 했던 광장과 밀실....
밀실만으로 이뤄진 세상도
광장만으로 이뤄진 세상도
명훈이 택한 것은 갈매기였습니다...

전 지금 마치
거제 포로 수용소에 와있는 느낌이 듭니다.
마지막 심문을 받고 있는 것 같은.
그래서
"중립국." 이라고 나즈막이 이 세상을 향해 외치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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