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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그날의 봄 -#4 스타티스 한 송이

     날짜 : 2016년 01월 15일 (금) 12:21:36 오후     조회 : 5379      

" 할아버지! 계세요? "

"그래, 안으로 들어 오려구나. "

시계를 보니 벌써 오전 11시다.
매일 일요일 아침을 먹고 이른 아침 9시 정도에 공원에 항상 나갔다.
어제 소년과 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11시가 다 돼서도 내가 오지 않아 소년이 걱정이 된 모양이다.


" 할아버지 편찮치 않으시죠? 공원에 나오시지 않으셔서 걱정돼서.."

"하하 내 걱정은 말거라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구나.. 꿈을 유난히도 깊게 꾼 모양이야.. "


서로를 마주 보고 웃는다.
이제야 소년은 환하게 소년답게 걱정 한 티 없이 웃는다.

홍차를 타러 부엌으로 가면서 소년에게 말을 건넨다.

" 어제 보니 걱정이 조금 있는 것 같던데.. 요즘 무슨 힘든 일 있는가? "

깜짝 놀라면서 소년이 대답한다.

"네?! 아 아니에요.. 그냥 사람 사는 일이 다 힘든 거죠. 하하 "

역시 아니라고 하면서 말끝을 흐리는 걸 보면 걱정이 없을 리가 없다.


" 자네, 이 늙은이에게는 털어 놔둬 된다네. 혹시 모르지 이 늙은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건지.. "

 

"후 "

소년의 표정이 한숨을 내뱉으며 어두워진다.
아니라고 하면서 바로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니 얼마나 큰 걱정인지 들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달그락

마침 홍차도 다 탓겠다 어디 한 번 그 파릇한 젊음에 그늘을 드리운 걱정거리가 뭔지 들어보자.


라일락 향기가 나는 소년은 대학생이다.
들끓는 피, 불타오르는 열정, 그리고
풋풋한 사랑.
소년을 걱정 짓게 만들었던 건 돈도 꿈도 아닌 말 그대로
풋풋한 사랑이었다.
소년은 같은 과의 여학생을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눈에 반해버렸다고
첫눈에 반한 사랑.

물론 짝사랑

이 얼마나 대학생이라는 청춘의 절정에 걸맞은 애틋한 사랑 이야기인가?
산전수전 다 겪은 팔십인 생에도 가슴 떨리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사랑 이야기다.
이 대학생의 고민거리 아니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절로 지어졌다.

" 풋.. "

나도 모르게 웃음이 살짝 터졌다.

"네?"

"아.. 아닐세 미안하구나, 계속 얘기해보렴.. "

이번엔 애틋한 홍차 향기가 방 안을 가득 매운다..


1년을 짝사랑 해왔다고 했다.
그동안 감정은 더 격렬해졌다고 한다. 당연하지
같은 과이기에 어색한 사이는 아니라고 한다.

여전히 고백할 용기가 없는데 그 여학생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휴학을 생각 중이라고 한다.
물론 휴학을 한다고 해서 그녀를 영영 못 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소년은 군대를 가야 한다.
휴학과 맞물려 군대까지 가게 되면 정말 고백의 시기를 놓칠 것 같다는 게
소년의 고민이었다.

용기는 없는데 고백을 안 하자니 너무 후회될 것 같다고..

그럼 당연한 거 아닌가?
저런 식의 고민은 자기 자신도 이미 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확신이 필요한 거다.
그 답에 대한 확신이...


.
.
.

줄 곳 생각했다.
뭐 굳이 학생의 이야기 때문에 줄 곳 생각한 게 아니다.

노년의 삶에게 가족이 없다면 남는 건 추억을 곱씹는 것 밖에 더 남은 게 있을까?

아직도 잊지 못한 내 청년의 봄.
삶에서 제일 행복했던 순간.

아직도 지지 않고 피어있는 그 꽃 한 송이.
그 꽃에 대한 나의 추억

ㅁㅁ대학교 1학년 정현태는 초초하게 경직된 얼굴로 아무도 없는 한적한 동아리 실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탁탁

불안하게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긴다

입술까지 물어뜯고 있다.
자신은 알고 있는지 시계를 10초 간격으로 보고 있다.

탁 탁 탁 탁

책상 두들기는 모습을 보면 손가락에 멍이 들것만 같다.

드르륵.

문이 열리는 소리에 엄청나게 현태는 깜짝 놀란다.

깜짝 놀라는 현태를 보고 수연도 깜짝 놀란다.

"뭐.. 뭐야? 네가 오라면서 왜 그렇게 놀라..? "

수연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현태에게 묻는다.

"어..? 어 아 그게 어 좀 놀랐어 하하.."

"... 그래 그래서 할 말이 뭔데? "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현태가 당황하기 시작한다.

" 어 ... 음 어... 그게 그 너 .. "

"응"

" 너 ... 어. "

현태는 보는 이로 하여금 답답함에 가슴을 쥐어 뜯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 뭐 좀 빨리 말해 "

" 너.... 너 예쁘다고! "


하.. 망했다고 현태는 생각한다.

정적이 동아리실을 채우기 시작한다.

 

" 하하하!!! "
" 아... 하하 하하! 그게 뭐야 그게 하하하 "

배까지 부여잡고 수연이 박장대소를 하고 있다.

"어.. 그러니깐 ... "

수연의 박장대소에 더 당황한 현태

" 바보야.. 아하하하... 한참 웃었네 .. 나 좋아한다고 그 말 하기가 힘들어? 바보 "

"하하 .. "

머쓱한 듯 괜스레 뒤통수를 만지는 현태다.

.
.
.

정말 풋풋하고 순수한 그런 덧없는 사랑이라는 건 이 커플을 보고하는 말 일 것이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인연에 있어 이별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극은 슬퍼서 비극이 아니다 워낙 기쁠 때 한창 즐거울 때 불현듯 찾아오기에 비극이다.

대학교 3 학년.
현태의 생일날.
현태는 수연이에게 스타티스 한 송이를 받았다.

" 영원한 사랑 "

" 응? "

" 그게 스타티스의 꽃말이야 "

"아... 고마워! "

" 헤헤 "


카페에서 나오고 집으로 향하던 날을 현태는 아직도 후회한다.
카페에서 나오자 비가 내렸다.
현태는 수연에게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 올 테니 카페 안에서 기다리라 했다.
수연은 같이 간다고 했다.
그녀가 비에 맞는 걸 원치 않은 현태는 그럼 밖에서 라도 기다려 달라 했다.

그날을 후회했다.

편의점에서 나오던 순간
유난히도 달이 밝았던 그날
도심의 빛을 뚫고 그 둘의 사랑을
현태의 오늘을 축복하듯이 쏟아졌던 별빛들

 

꽃 한 송이가 졌다.
무서운 속도로 달리던 만취한 쇳덩이에
무참히 짋밝힌채

한창 파릇한 봄날의 꽃이..

스타티스 한 송이 홀로 남기고 말이다.


그 뒤로 현태에게 더 이상 사랑은 없었다.

영원한 사랑

영원한 사랑이 되어 핀 한 송이 스타티스는 현태의 가슴속에 아직도 지지 않고 있었다.

.
.
.
.


"할아.. 버지? "

" 아.. 그래 잠시 생각을 하고 있었단다. "

다시금 미소를 띄우며

" 넌 이미 답을 알고 있지 않느냐? "

".... 그러네요. "

" 놓치고 나서 후회해 봤자 남는 건 없단다. "

" 알겠습니다! 하하 보기 좋게 성공하고 올게요! "

부끄러운 듯 그럼에도 힘차게 소년이 웃는다.

" 잠깐 "

" 네 "

" 주고 싶은 메모 하나가 있단다. "

" 네! "

"자, 꼭 성공하길 바란다. 하하하 "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뵈요. 안녕히 계세요."


끼익
탁
.
.

 

수연을 잃은 상실감에 아무것도 못하고 지낸지도 3개월째
모든 걸 잃은 듯이 시체처럼 살아간 세월에
다 시들어버린 스타티스를 봐버렸다.
그 스타티스 줄기에 달려 있는 메모를 보았다.

' 언제나 씩씩하게 힘차게 항상 웃는 현태가 난 정말 좋아! 현태 생일 축하해! '

만약 하늘나라가 있다면 수연이는 내가 이렇게 사는 걸 절대 원하지 않을 것이다.
내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

정말 날이 새도록 울었다.
장례식 때보다도 더욱 슬프게 울었다.
평생의 눈물이란 걸 다 쏟아부을 정도로 울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메모를 썼다.
너무 나도 가슴 아팠기에
너무 나도 힘들었기에

그러기에 더더욱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됐기에

 

 

'새로운 만남에 있어 항상 이별할 때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간은 흐르고 새로운 인연과 보낸 만남의 시절들은
어느샌가 추억이 되어 우리 기억 저편에 자리 잡게 된다
이 우주의 물리법칙이 통하지 않는 존재
절대로 흐르지 않을 그 시절의 추억이라는 존재는
언제가 불현듯 우리에게 다가와
이젠 더 이상 그 인연을 만날 수 없음에 쓸쓸함 하나와
그래서 더더욱 애틋한 소중함에 기쁨 하나를 더해
그것을 회상하는데 있어
씁쓸한 기쁨을 안겨준다
오랜 시간에 걸쳐 추억이 됐음에도 그 맛엔 씁쓸함이 느껴지는데
갑작스러운 이별로 추억마저 되지 못한다면
그 맛엔 씁쓸함을 넘어 슬픔이 되어 버릴 것이다
새로운 만남에 있어 그 만남 동안 그 인연과의 이별을 생각한다는 것은
힘들고 슬픈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그 혹시나 모를 갑작스러운 이별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그 혹시 모를 이별에
애틋한 추억으로 남기고 싶을 그 인연과의 기억이 평생을 잊지 못할 기억 한편의 슬픈 기억이 되어 버릴 수 있다
갑작스러운 이별이야 준비를 하든 안 하든 정말 슬픈 이별이겠지만...
조금이라도 맞을 각오를 하고 맞는 게 조금이나마 덜 아프지 않을까'


그날 받은 아직도 지지 않는 내 삶의 스타티스 한 송이
유난히도 달이 밝은 오늘
조용한 동네의 빛을 뚫고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축복하는 듯이 쏟아지는 별빛들.

그 별빛 속에 더 그립게 더 애처롭게 빛나는 스타티스 한 송이

가슴아픈 추억 한 송이...


그 향기 맡으며 눈을 감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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