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편지 전문>
존경하는 ○○○선생님께,
선생님 저 ●●●입니다. 어제 선생님께선 제 담배 피는 모습을 보시고 학생인데 담배를 피는 걸 보니 싹수가 노랗다.
커서 뭐가 될 거냐 라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인간이 되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인간쓰레기가 된다고 하셨던가요.
그리고 좀 맞기도 했습니다.
지도 편달 감사했습니다만 몇 가지 반박 할 점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우선 편지의 목적은 선생님의 사과를 바람임을 우선 알려드립니다.
여기까지 읽고 사과하실 마음을 가지셨다면 아래 글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한 저는 체벌에 관한 사과가 아닌 인격 모독적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함을 미리 밝혀 둡니다)
우선 선생님이 사용하신 말을 정리해 - 담배 피는 학생은 쓸모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또한 인성이 갖추어 지지 않아있다 - 라고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이하 쓰레기 학생)
이 부분은 쉽게 모순이 발견 됩니다.
담배 피는 학생이 쓰레기다 라는 선생님의 판단은 명시적으로 나와있는 것은 아니므로 어디선가 추론 되었다고 보입니다. (물론 청소년 보호법이 존재하지만 거기서 찾지는 않으셨겠죠)
제 생각은 이러합니다.
대게 여타 선생님들의 눈에, 쓰레기 (이것까지 반박하자니 글이 너무 길어질테니,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학생은 담배 피는 비율이 높다. 여기서 어떠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으셨겠지요.
하지만 이건 사회과학적으로 입증된 자료는 아닙니다. 어디서도 입증된 바가 없습니다.
더욱이 이것이 입증된다 해도 쓰레기 학생은 담배를 핀다에서 그 역이 성립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한 가지 가정은 선생님 본인이 보건데 담배 피는 학생들을 지켜보니 대게 쓰레기더라,
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이는 전적으로 경험에 의존한 판단, 소위 아마츄어리즘 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선생님이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아닌 부모, 친지,동네 형, 정도라면 충고로서 받아들일수 있겠습니다만.
교육의 전문가인 교사가 경험에 의한 지도를 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겠지요.
혹시 선생님이 교사로서 충분히 치밀하게 담배피는 모든 학생의 행태를 조사하고 기록하셨다 해도
이는 검증되지 않은 자료입니다. 그것을 전면적 기준으로 제시 하는 것은 교육 전문가의 자세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저는 생각해 봅니다.
선생님께서는 왜 이런 실수를 범하셨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저는 그중 하나의 이유를 '문화'에서 찾아봅니다.
우선 문화를 협의로 가정해서 가치, 신념, 규범 등의 정신적 산물로 보겠습니다.
또한 선생님과 저는 학교라는 조직내에서 형성된 스승과 제자이기 때문에,
조직문화라고 가정하고 이하 문화라고만 하겠습니다.
(조직문화 그 자체만으로도 역기능이 존재 하지만 이하에서는 한국의 특수성 측면을 고려해 보고자 합니다)
이제 문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보겠습니다,
선생님과 저는 (이하 선, 제) 한국에서 태어나 살았다고 가정하고, 한국의 특수한 문화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 왔음을 또한 가정하겠습니다.
(문화의 영향력에 대한 여러 논의는 넘어가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문화에 어떠한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대게 권위주의 연고주의 형식주의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한 문제점은 한국의 집단주의에서 시작된다고 보입니다.
물론 꼭 이러한 집단주의가 나쁜것은 아닙니다.
상호 신뢰가 형성될 수 있으며, 갈등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관계를 소중히 합니다. (이건 저의 주장이 아닌 Hofdtede의 논의임을 밝힙니다)
다만 선생님의 행동은 집단주의의 폐해를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계십니다.
여기서 집단과 망의 개념은 Wildavsky(이하 W)의 논의를 가져오겠습니다.
W는 사회에 존재하는 문화를 네 가지로 나눕니다.
(집단 : 집단의 응집력, 합체되는 정도 / 망 : 사회구분 체계로부터 발생하는 제약, 기대되는 역할, 규정)
낮은 집단, 낮은 망 : 개인주의
낮은 집단, 높은 망 : 운명주의
높은 집단, 높은 망 : 계층주의
높은 집단, 낮은 망 : 평등주의
W는 사회 안에는 4가지 문화가 모두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상기의 4가지 유형에 한국의 문화를 대입해 보겠습니다.
개인주의 문화유형 : 존재하지 않음
운명주의 문화유형 : 운명주의, 의식주의
계층주의 문화유형 : 가족주의, 권위주의, 의식주의
평등주의 문화유형 : 가족주의, 정적 인간주의, 빗물질주의
여기서 저는
지금 문제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권위주의와 의식주의만을 논의의 대상으로 두고자 합니다.
권위주의 : 다른 사람의 상이한 의견에 대하여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늘 지배하려 하며 연하자가 늘 자기에게 복종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좋아하는 복합적 성향.
의식주의 : 타인과 정적 유대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하려는 성향.
- 저는 여기서 선생님이 실수하신 이유를 발견합니다.
선생님께서는 과도한 권위주의에 물들어 계십니다.
(물론 권위와 권위주의의 차이를 혼동하시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인격모독적 발언이 어떠한 합법적 수단에 근거하지 않았음에
권위주의라 부르기에 무리가 있음은 넘어가겠습니다)
그래서 저의 담배피는 행위에대해 선생님께 복종하지 않았다는 판단하에
그것이 감정을 격하게 하여 실수를 저지르게 만든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과도한 의식주의에 물들어 계십니다.
다시 말해
다른 선생님들이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데 따라 거기에 동조되려 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그 원인을 사회학적 제도주의에서 발견 가능합니다.
선생님은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있어 '동형화 추구' 성향을 강하게 보이신 겁니다.
다시말해 학교라는 조직 내에서 획일화 될 수 밖에 없는 압력, 모방, 사회적 정당성 추구 등의
이유로 자신의 판단의 근거를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하셨습니다.
즉 선생님의 선호는 내생적으로 형성된것일 뿐 타고난 이유, 혹은 결코 수정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저는 희망을 발견합니다.
문화결정론적 시각이 아닌 신문화이론의 관점에서 선생님의 노력으로 문화는 바뀔 수 있습니다.
또한 선생님의 개인의 선호는 상기의 이유로 반강제적 형성되었으나 바뀔 수 있습니다. 개인이 선호는 바뀔수 있고, 사회적 맥락의 형성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상기의 이유로 비추어 보건데, 선생님은 자신의 실수에 있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셨습니다. 그러니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 비난은 피하겠습니다. 단, 실수라는 것은 사과하고 용서받음으로서 해결된다는 제 개인적인 견해와 본 사건의 피해자가 본인이라는 점으로 볼때 선생님이 사과하신다면 문제는 원만히 해결되리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내일 조례시간 전 저를 조용히 불러내시어 사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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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방송) : XXX학생 교무실 OOO선생님이 찾습니다. 다시 한번 알립니다.
XXX학생 교무실 OOO선생님이 찾습니다.
학생은 의기양양하게 교무실로 간다. 교무실엔 OOO선생이 앉아 있다.
들어오는 XXX학생을 쳐다본다.
선생 : 엎어져.
학생 : ......
말없이 몽둥이 질.
선생 : 가봐.
학생 교무실을 나서고 교실로 돌아오는 복도에서 승리의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