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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블루 Blue; remake. 08

     날짜 : 2010년 02월 13일 (토) 2:46:44 오전     조회 : 2966      
 어떻게 그가 무덤보다 어두운, 그의 방까지 도착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대략, 그가 입고 있던 옷들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다음 침대로 몸을 던졌을 때쯤, 그의 가면은 벗겨졌다. 두터운 가면이라고는 하지만 83은 그 가면을 하루종일 쓴 채로 생활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 가면이 없이도 생활할 수가 없었다. 그 극단적인 차이 사이에서 내면은 늘 자기 스스로 생채기를 내곤 하였다.

 몇번의 훌쩍거림이 들린다. 고요한 도시의 소음이 창문 너머로 울려퍼진다. 그 낮은 소리들이 섞이는, 파아란 어둠이 내리운 방에 몇 줄기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흑, 흑, 하고 낮은 소리가 들린다. 슬퍼하고 있다. 슬퍼하고 있다라고? 어쩌면 이 것 조차도 자기 스스로를 향한 연기일 수도 있었다. 어떻게든 터져나가려는 가슴을 부여잡아보려는 절망적인 시도. 하지만 이 명배우는 눈물연기는 영 서툰지, 영화나 TV속의 주인공들처럼 펑 펑 울어버릴 수가 없었다.

 ㅡ 나는 울 수도 없다? ㅡ

 갑자기 낮게 울려퍼지는 소리의 톤이 높게 바뀐다. 큭, 큭, 큭큭큭... 소리의 주기가 빨라진다. 곧이어, 파아란 어둠 속으로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옆 방의 사람이 잠에서 깨진 않을까. 평소라면 걱정을 했겠지만 왠지 술기운이 그런 고민을 막아준다. 웃기다. 웃기다고. 너무 웃겨서 견딜 수가 없다. 웃음에도 여려가지 종류가 있다지. 미소, 조소, 냉소... 아마 이 웃음은 그 중에서 "썩소"라고 불리우는 웃음일 것이다. "썩은 웃음". 세상의 온갖 오물들 속에서 완전히 썩어버린, 인간의 웃음소리. 아마도.

 술기운이 온 몸을 휘젓는다. 베개에 아무리 머리를 깊게 쑤셔넣어도 잠은 오지 않는다.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이 모든 절망적인 상황에서 탈출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도피할 수 조차 없는 절망. 어떻게 된 영문인지 이 세상은 "제발 이것 만은" 에 대한 자비심이 없다. 누구나 그렇게 될 거라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로 몰아세워지고는 한다. 그리고는, 그 것들 때문에 잠 못이루고는 한다. 잠을 자야 잠시동안이라도 잊어버릴 수 있을 건데.

 그런데 가만 돌이켜보니 이건 사슴이 지적한 대로다. 누구나 다들 그런 생각을 한다. 그러나 다들 대수롭지 않게 잊어버린다. 다들 부딛혀본 다음에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곧 아물어버린다. 그리고는 전부 잊어버린 채, 다시 다른 곳을 향해 달려나간다. 그게 인간이라는 동물이다. 사슴은 그 말을 하고 싶었을까. 쳇, 그런 소심한 녀석에게 이런 말을 들어야하다니 조금은 슬프다. 아마 돼지라면 이에 덧붙여 이런 말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란 건 전부 다 잊어버리지는 않는다. 사람은 실패를 통해 배우는 거다, 라고.

 이런 니미럴. 사슴의 말과, 돼지의 말이 맞다면 나는 인간이 아닌 거다.  실패를 통해 아무 것도 배우려고 하지 않는 사람. 상처를 받을 거라고 멋대로 단정해버리고 절대로 덤비지 않는 사람. 혹은 모두들 상처받을 것이라고, 안된다고 하는 것에 무모하게 달려들어버리는 사람. 그리고 실패하면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사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내 판단은 옳았다고 으스대는 사람. 그리고는 다시, 누구나 받아들여야 하는 전제조건들을 거부해버리고, 그리고는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안 하는 사람. 그게 나야.

 사람이 아니다. 짐승은 더더욱 아니다. 그럼 뭐냐? 외계인? 하느님? 사탄? 정답조차 없다. 그냥 정의하자면 잉여剩餘가 되기 위해 존재할 사람이다. 한 마디로 근본이 안 되어있는 거겠지.

 그러면, 그 모든 근본적인 것들을 갉아먹어버리는 것은 무엇일까. 왜 나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남들과 다르게 개념이 없으며 왜 나는 받아들이지를 못하는 걸까.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유가 없는 일은 없다. 그렇기때문에, 그 이유를 찾아내야만 한다. 나의 이 침전해버린 바닷 속에서, 왜 이렇게 나의 바다가 깊은 지에 대한 이유를 끄집어내야만 한다. 끄집어 내야만 한다. 끄 집 어 내 야 만...

 왠지 83은 어떤 신체적 현상이 자신을 구원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夕風

- 夕風 - 외로운 저녁날, 춤을 추는 노을빛 아래 나의 고향 마을은 어둠에 잠기어가고 슬픈 노랫자락 바람에 날리울 때 가만히 잘 우린 얼그레이 한 잔 집어들고 읊어 본다. 나의, 저녁 바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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