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그래요.
모든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또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될 겁니다.
나의 봄, 당신의 봄, 그리고 우리의 봄.
또한 혜란의 봄과 웅현의 봄과 건의 봄이
어쩐지 아련하게 다가오는 오후입니다.
모두의 봄이, 모두의 사랑이
다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없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당신의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기를 바랍니다.
또한 나의 사랑도 언젠가는 아름다워지기를 기대합니다.
어느덧 여름입니다.
이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올 때쯤이면
차마 보내지 못하고 서랍 안에 넣어둔
열 번째 편지를 당신에게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 오래도록 안녕하기를-
또 편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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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일, 50쪽, 161kb와 함께 「편지할게요」가 끝이 났다.
극적인 사건도 없이 혜란과 웅현의 대화로 이끌어 나갔는데,
웅현의 기본 프로필을 구성하게 만들어준
그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했던 탓이다.
쓰는 동안 끊임없이 관찰하고 생각했다.
덕분에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아 다행이다.
사실, 누군가에 대한 기억을 털어내버리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그게 잘 되었는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 '누군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건 끝났고, 이제 시작할 일만 남았다.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