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 지은이의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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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가 무너지면서 당한 사고 때문에 지은은 출석일수가 모자라서 다시 1학년부터 학교를 다녀야 했다. 친구들은 모두 2학년이 되었는데 자신만 아직도 1학년인 것이 조금은 서글펐다. 하지만 마냥 슬픔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었다. 수업이 모두 끝난 후 지은은 교무실로 미술 선생인 이 선생을 찾아갔다. 키가 작고 통통한 체격의 남자인 이 선생은 지은이 자신을 찾아온 것을 보고 놀랐다.
“저 선생님한테 부탁이 있는데요.”
“무슨?”
“저 꼭 ㄱ대 미대에 가고 싶어요. 그래서 선생님한테 배우고 싶어요.”
이 선생은 지은이 손재주가 남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게다가 장애를 개의치 않는 지은이의 적극성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 거라면 가르쳐 주지. 하지만 니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봐 주는 일은 없을 거야. 각오 단단히 해야 할 거야.”
“예. 감사합니다.”
지은은 이 선생한테 꾸벅 인사를 하고는 휠체어를 밀며 교무실을 나왔다. 지은은 그렇게 조각가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