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는 많은 수식어가 따른다.
수식할 수 있는 모든 슬픈 수식어를 갖다 붙이며 별도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어 지는 것 처럼 사랑을 소멸시킨다. 그건 사람의 마음을 영혼을 갈작갈작 갉아 먹는 일이기도 하다.
그놈이 나에게 시간을 갉아 먹는 일을 시키고는 떠났다.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고 애써 혹시도 모를 미련을 가지는 것 만큼 초라한 것도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욕을 허공에다 대고 뱉고 또 뱉았다. 욕은 먼지가 되어 날리기도 하고 때로 고엽이 되어버린 낙엽에 묻어 허공을 날라 다니기도 했다.
그렇다고 바뀌는건 없었다.
나이들어 하는 사랑은 참 외롭다.
나보다 어린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더 외롭다.
그래서 나보다 더 어린 사람에게 가는 그를 잡을 수 없다.
그건 내가 극복할 수 없는 수컷의 운명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난 암컷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처음부터 힘든 사랑이었다고...
차라리 내가 먼저 이별을 고했으면 하는 연민과 후회가 남는다.
그래도 나는 오늘 시린 등에 항아리 하나를 짊어졌다. 찰랑찰랑 넘치려고 하는 슬픔을 지고 우리가 넘어왔던 언덕길을 내려 간다. 그 길 끝에 처음처럼 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며...
죽음보다 지독하고 깊은 사랑을 나 혼자라도 하면 된다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