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상에 필수적으로 올려야 할 배가 없어서 제사 때 마다 시장에 가서 사다 쓰려면 값도 비싸고 또 먼장에 가서 사오려면 힘도들고 하여 밭에다 나무를 심어서 배가 열면 잘 관리를 하여 제사 때 제물로도 이용 하고 객지에 나가있는 자식들이 집에오면 먹게 주기도 하려고 생각을 하고 삼년전에 공주 시장에서 맛좋은 품종으로 세주를 사다가 밭뚝에 심었다 . 첫해에는 잎만 피었고 작년에는 몇송이에 꽃도 피었지만 배는 열지 안았다 나무는 한질이 조금 넘게 자랐다 .
겨울이 지나고 봄이되자 배나무에는 소담하고 하얀 배곷이 제법 많이 피어 배가 제법 많이 매달렸다 배는 아무 탈 없이 무럭 무럭 잘자라서 어느덧 큰 탱자만큼한 배가 주렁 주렁 매달렸다 너무 무거워서 더러는 나무 가지가 휘어 땅에 닿을 정도 였다 봉지를 씌워 주어야 한다고 하기에 바쁜 중에도 신문지로 봉지를 만들어 정성것 씌워 주었다 .유월하순 장마중에 나무 가지가 찢어 젔다고 하기에 달려가 보았더니 배가 모두 자라서 종이 봉지가 모두 터저 배가 소담하게 보였다 찢어진 가지에 배를 따서 맛을 보았더니 먹을 만하게 맛이 들어 있었다 어느날 집사람이 밭에 갔다 오더니 배가 모두 없어 젔다는 것이다 .까치가 다 파 먹었다는 것이다 설마 사십여개가 넘는 배를 다 먹었겠느냐는 의야심에서 황겁히 달려가 보았더니 너무도 허망 하였다 .배나무 밑에는 파먹고 남은 껍덱기가 찢어진 종이 봉지와 바람에 딩굴고 있을 뿐이었다 엊그저게 가지만 해도 까치가 집 근처에서 깍깍깍 하고 짖기만 해도 혹시 반가운 손님이라도 어서 좋은 소식이라도 있을가 하고 반가워 했는데 이렇게 정성것 가꾸고 아껴온 배를 이렇게 모두 먹어 치우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우리 말에 손자를 귀여워 하면 할아버지 턱에 수염이 남아 나지 않는다고 하더니 그말이 헛된말은 아니 었다 옛날에는 까치가 벌래나 잡아 먹고 사람이 애써지은 농작 물에는 아무 피해를 주지 않고 아주 귀엽고 반가운 까치였는데 어느새 세상이 바뀌어 까치와 인간 사이에 이렇게 원수 처럼 되 었을가 ?
그것은 우리 사람들이 문명의 이지에 의해서 까치가 먹어야 할 곤충이나 벌래를 농약으로 모두 없애 버렷기 때문에 까치도 살아 남기 위해서 인간이 지어 놓은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면 그것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자업 자작이 아닌가 생각 든다 손자에게 수염을 끄들리고도 그손자를 미워 하지 않는 것은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위엄을 보이지 못 하였기 때문에 그손자를 미워 할수 없는 것이 아니 겠는가 생각이 든다 반면에 우리 사람도 까치를 미워만 해서는 안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해 법은 어데서 찾아야 하는지 ?.
석산 ㅡㅡㅡ이 규석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