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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맑음 (5)

큰샘     날짜 : 2012년 09월 23일 (일) 1:19:32 오전     조회 : 2121      

맑음(5)


“그래서 그땐 어떻게 지냈어?”

침대에 엎드려 책을 보던 그녀가 책을 덮고 그에게 말을 걸었다.


“잘 모르겠어. 사실 마음 한편으론 이렇게 너와 다시 만나는 일은 없을 거라 단념했던 것 같아.”

침대에 기댄 채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


“슬펐어?”


“글쎄. 그래도 슬픈게 좀 더 마음이 편했던 것 같아.”

그도 책을 덮는다.


“왜?”


그녀가 그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집어 살며시 당겨 본다.


“만약에 너를 생각했는데,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으면 우리 둘 사이가 완전히 끝난 것만 같잖아. 

그냥 연장선에 있다고 믿고 싶었어. 게츠비 기억나니?”

그는 고개를 들어 창가를 봤다. 하늘빛이 달콤했다. 바닐라 스카이.


“위대한 게츠비. 말하는 거야?”

그녀가 양팔로 뒤에서 그를 감쌌다.


“맞어. 사실 난 게츠비가 뭐가 대단하단 건지 공감이 가지 않았거든. 기껏해야 첫사랑을 지킨 

‘집착남 정도?’ 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위대한 게츠비를 3번은 읽으라는 말을 듣고 웃기지도 않는 

얘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


그녀가 대답이 없자 그는 고갤 돌려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계속”


그녀는 눈을 감은 채 말했다.


“눈에 보이는 장벽, 고난들은 때론 고마운 거야.


정말 무서운 건 천천히 소리 없이 다가오거든 영원할 것 같던 기억들이 하루하루 옅어져만 가는 거야. 

누구도 말해주지 않아. 누구도 참아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아. 괜찮다고 괜찮다고 그렇게 시간이가면 되

는 거라고만 말해줘.


내가 오늘 또 하루 멀어졌다는 걸 느끼기도 힘들어, 그런데 어느 날 돌아보면 멀어져있어.

그래서 고통스러운 감정들이 일어나면 되려 안심이 돼. 감정의 종류하고는 상관없이 생생하다는 그 

사실 때문에. 그래 아직은 이어져 있구나. 그래도 아직은 네가 나에게 살아있는 뭔가로 남아있구나하고 

느끼는 거야.”


“헤어졌는데도?”


“아니야, 우리 헤어지자라는 고작 그 한 마디가 어떻게 인연을 맺고 끊는 기준이 되겠어. 

언제부터 사랑이라 부를지 언제까지 사랑이라 부를지를 겨우 그런 말들로 나누는 바보가 어딨어. 

내가 사랑해라고 말하는 순간 사랑이 시작되었는지 우리가 첫 키스한 그 날 사랑이 시작되었는지 

우리가 함께 잠든 그 날을 사랑의 시작이라 부를지 누가 정해줄 수나 있겠어? 애초부터 그런 건 의미 

없는 일이야. 그런 건 사랑없이도 얼마든지 가능하잖아.”


“그래서?”


“그래서는 무슨, 마음이나 기억들이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거라면 어떤 식으로든 묶어 두겠지만 


그게 아니니까. 묵묵히 서있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지. ‘언젠가는 다시 만나겠지. 물처럼’ 하면서.


그러니까. 정말 그때가 되었을 때, 기억도 흐려지고 내 감정도 옅어져서 내안에 있는 네가

진짜 너를 만났을 때, 진짜 이별하지 않도록 하는 거지.”


“무슨 말이야. 손발 오그라든다.”


그녀는 유쾌하게 웃었다.


“그냥 중2병 허세병. 뭐 그런 거? 이래서 책을 많이 봐둬야 하는 거야. 써먹을 때가 많으니까.”


그는 가만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219번 A씨부터 다음 조 들어오세요.”


“네”


그는 일어나 면접실로 들어갔다. 면접관들의 뒤에 있는 큰 창들을 통해 햇볕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손바닥을 펴 그 위에 빛들을 담아보았다. 무언가 잡힐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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