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수정은 차향이라는 찻집에 도착했다. 지하철역에서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곳이어서 찾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수정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고즈넉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찻집이었다. 효민은 먼저 와 있었다. 그는 말끔한 정장을 입고 중앙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수정은 그 곳으로 가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오자 효민은 인삼차를, 수정은 녹차를 주문했다. 곧 둘이 주문한 차가 나왔다.
“근데 무슨 일로?”
효민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저 이런 부탁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사실 아직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요. 일자리를 좀 알아봐 주실 수 있나 해서요?”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도와 드리죠...어떤 일자리를 원하는데요?”
“제가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되나요? 전 아무 일이라도 좋아요. 일만 할 수 있다면.”
“그럼 저희 회사에서 일하시겠어요? 저희 회사에서 마침 청소부 모집하고 있는데...”
“예?”
“왜요? 마음에 안 드시나요?”
“아니요. 정말 그래도 되나요?”
“그럼요.”
“감사합니다.”
수정은 정말 구세주를 만난 것 같았다. 일이 이렇게 쉽게 해결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둘은 차를 다 마신 후 찻집을 나왔다.
“전 그럼 들어갈게요. 일이 있어서. 출근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하시면 될 거에요.”
효민이 말했다. 효민은 수정과 좀 더 같이 있고 싶었지만 일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예. 정말 고맙습니다.”
수정은 효민한테 진심으로 고마워 하며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