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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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반, 벽에 걸린 시계 초침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효민은 책상 앞에 앉아 마지막 정리를 하고 있었다. 내일이면 사법고시 시험이었다. 하지만 효민은 불안했다. 이번 시험에서도 떨어진다면... 처음 사법고시 시험에 도전할 때는 한 번에 붙을 거라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효민이 생각한 것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효민은 다음 시험에서도 그 다음 시험에서도 떨어졌다. 그렇게 8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경기침체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고 효민은 어느 새 서른 다섯이 되어 버렸다. 처음에 효민이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할 때 효민을 아는 사람들은 너라면 붙을 수 있을 거라고 응원을 해 주었다. 그러나 효민이 7년 연속 시험에서 떨어지자 사람들은 효민을 무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안 되는 놈은 아무리 해도 안 된다며 효민을 비웃었다. 효민은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들에게 본 때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7년 동안 그가 그런 사람들한테 보여준 것은 연속된 낙방이었다. 이젠 부모님 마저 사법고시 공부는 그만 두고 일자리를 구해 보라고 조언하는 형편이었다. 효민은 그렇게 부모님한테마저도 신뢰를 잃고 있었다. 그렇게 모두가 포기한 효민을 유일하게 믿어주는 사람은 여자친구인 수정이었다. 수정만은 효민이 시험에 떨어져 낙심하고 있을 때 마다 매번 다음 번에는 꼭 붙을 거라고 위로를 해 주었다. 효민은 그런 수정이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이번 시험에 꼭 합격한 후 수정한테 프로포즈를 하고 싶었다. 핸드폰이 울려 전화를 받았다. 수정이었다.
“응, 수정아.”
“오빠, 안 잘 거 같아서. 걱정 마. 이번엔 꼭 붙을 테니까.”
“그러면 얼마나 좋겠니?”
“이번엔 꼭 붙는다니까.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는데 안 붙을 리가 없잖아? 그러니까 오늘은 그만하고 자. 내일 컨디션이 좋아야 하잖아?”
“그래. 고마워. 수정아. 이번에 나 합격하면 우리 꼭 결혼하자.”
“응. 멋있는 프로포즈 해 줘야 해.”
“그래.”
효민은 전화를 끊었다. 수정의 전화로 효민은 한결 마음이 편안해 졌다. 마지막 정리를 마친 후 효민은 침대에 가 누웠다. 그리고 이번 시험에 합격한 후 수정이와 결혼을 하는 좋은 상상을 하며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