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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보들의 세상(52)

     날짜 : 2009년 11월 17일 (화) 5:23:03 오후     조회 : 3413      

준이의 황당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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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받은 현준이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판사는 현준이한테 징역3년형을 선고했다. 나는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죽였는데 징역 3년이라니 그 판사도 많은 네티즌들처럼 현준이의 사랑에 홀린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정말 바보같이 미쳐버린 세상이다.

나와 남들이는 교도소로 들어가 면회를 신청했다. 조금 후 현준이가 나왔다. 두꺼운 유리벽을 가운데에 두고 우리는 마주 보았다. ‘139’ 현준은 그 번호표가 붙어있는 푸른 죄수복을 입고 있었다.

“넌 정말 멋진 놈이야. 남들은 도저히 하지 못하는 일을 했어.”

남들이가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현준은 예상치 못한 남들이의 태도에 조금은 놀라며 내게 물었다.

“나도 몰라. 그 동안 정신병원에 있어서 그런지 정신이상이 되서 나왔어. 이젠 더 이상 남들이 하는 일은 죽어도 안 하겠다고 난리야.”

현준은 내 말을 듣더니 배꼽이 빠지리고 웃어댔다. 한참을 그렇게 웃던 현준이는 간신히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남들이. 아니 이젠 안 남들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넌 정말 멋진 놈이야. 이런 별 볼일 없는 수학선생보단 니가 100배 낫다고.”

“지내긴 괜찮아?”

남들이가 물었다.

“응. 그리고 좋은 일도 있어.”

“좋은 일이라니?”

내가 물었다.

“내가 드디어 소설을 완결지었거든.”

현준은 바지 주머니에서 종이 쪽지를 꺼내더니 우리한테 보여 주었다. 그 종이쪽지에는 단 세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인생은 연극이다.

나는 연극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그 거짓말을 사랑한다.

 

“어때? 정말 멋진 소설이지?”

난 기가 막혔다.

“야, 이게 뭐야? 넌 지금 이게 소설이라는 거야?”

“당연하지. 나라는 인물이 나오잖아? 그러니 1인칭 시점인 소설이야.”

“그래. 니 말대로 소설이다. 아주 멋진 소설이야.!”

나는 더 말해 봤자 나만 손해라는 것을 깨달으며 비아냥거렸다.

“이제야 니가 뭣 좀 이해하는군. 이 김현준이가 쓴 글인데 당연히 명작이지. 근데 그건 그렇고 말야 판사는 왜 나한테 3년밖에 안 때렸을까? 난 5년 이상은 때릴 줄 알았는데.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말야.”

나는 정말 무어라고 할 말이 없었다.

간수가 면회시간이 끝났다고 했다. 나와 남들이는 교도소를 나와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나는 현준이가 소설이라고 우긴 그 세 문장을 곱씹어 보았다.

 

인생은 연극이다.

나는 연극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그 거짓말을 사랑한다.

 

아무리 뜻을 풀어보려고 해도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집에 와서 안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채신은 여느때처럼 AFKN을 틀어놓고 두 팔이 없는 우리 아기한테 젖병을 물리고 있었다. 영어밖에 모르는 바보이긴 하지만 채신도 어머니는 어머니였다. 이틀전에 힘센 채신은 우리 아기 보고 팔 없는 병신이라고 말한 이웃집 아주머니를 흠씬 두들겨 패주었다. 나와 채신은 그 일 때문에 경찰서에 갔고 그 아줌마랑 겨우 합의를 보고 치료비를 물어주고 나서야 경찰서를 나왔지만 솔직히 마음 한편으로는 통쾌했다. 사실 나는 그 때 채신이를 말릴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

나는 주머니에서 현준이가 소설이라고 우긴 단 세 문장이 써 있는 종이를 꺼내 또 읽어 보았다. 그러나 여전히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게 뭐야?”

채신이가 물었다.

“이게 무슨 뜻인 거 같아?”

나는 혹시나 채신이 그 글을 이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채신이한테 종이를 건네주었다.

“세상에 너 같은 바보도 없을 거야. 이런 글도 이해 못하다니 말이야.”

누가 누구를 보고 바보라고 하는 것인지 정말 어이가 없었지만 채신이 그 글을 이해한 것은 분명해 보여 황급히 물었다.

“무슨 뜻인데?”

“인생은 연극이다. Life is a play. 나는 연극을 좋아한다. I like a play. 그리고 나는 그 거짓말을 사랑한다. And I love the lie. 이런 뜻이잖아?”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채신이를 믿은 내 자신에 화가 나기도 했고 말도 안 되는 말을 지껄이고 있는 채신한테 화가 나서 성난 목소리로 따졌다.

“뜻을 풀이하라고 했지? 누가 영어로 번역하랬어?”

“영어랑 국어는 달라. 어감의 차이가 있다고. 그리고 그런 건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야. 그러니 너도 영어 공부를 하도록 해. 그러면 이 정도 글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또 다시 시작된 채신이의 영어 만능론. 정말 더는 할 말이 없어 바지 주머니에서 하얗고 가느다란 물체를 꺼내 입에 물었다.

“담배 끊기로 했잖아? 그 담배 이리 내 놔. 약속도 안 지키는 아빠를 보고 애가 뭘 배우겠어?”

“담배 아냐. 금연초라고. 10년동안 피워 온 담배를 하루 아침에 끊을 수가 없어서 금연초를 피우는 것 뿐이야.”

“그래도 약속은 꼭 지키는 군. 그런 거 보면 넌 바보같긴 해도 괜찮은 아빠야.”

누가 누구를 보고 바보라고 하는 것인지 정말 어이가 없었다.

“저녁 아직 안 먹었지? 조금만 기다려. 내가 상 차릴 테니까 같이 밥 먹자고.”

채신은 안고 있던 아기를 나한테 건네주었다.

나는 채신이가 해 준 밥은 먹기 싫었다. 그건 정말 고문이었기에 어떡해든 밥 먹는 것을 피해보려고 채신이한테 물었다.

“밥 아직 안 먹었어?”

“응. 너 오면 같이 먹으려고. 같이 먹어야 맛있잖아?”

채신이 상을 차리러 주방으로 갔다. 나는 어떡해든 고문을 피할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굴려 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런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채신이 바보이긴 해도 참 괜찮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칼로 얼굴을 뜯어 고쳐 이뻐진 채신이지만 사실 채신은 이쁘고 돈 잘

버는 영어학원 선생인데다 집안도 좋다. 솔직히 그 정도면 나한테는 과분한 요즘 신부감으로는 최고의 신부다.

주방에서 채신이 상을 다 차렸다고 했다. 핑계를 찾지못한 나는 주방으로 갔다. 군침이 돌게 이쁜 모양으로 차려진 상이었지만 정말 맛없는 밥과 반찬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나는 채신이한테서 사랑을 느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드디어 나도 미쳤군. 정말 바보들의 세상이야.”

“뭐라고 했어? 지금?”

“아냐. 아무것도.”

“싱겁긴.”

나는 억지로 그 맛없는 밥과 반찬을 먹으며 채신이를 보았다. 채신이의 뜯어 고친 얼굴이 그 어느때보다 아름다워 보였다. 그것은 결코 성형 때문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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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 태어난 날 : 1999.09.01, 문.사 태어난 후 : 9393日 지남, 문.사 태어난 후 : 26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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