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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보들의 세상(49)

     날짜 : 2009년 11월 12일 (목) 5:22:22 오후     조회 : 3233      

채신이의 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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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신은 자장가를 영어로 부르고 있었다. 바보같은 엄마 때문에 우리 아기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후 영어에 파 묻혀 살았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면 우리 아기는 제 나라 말은 못 깨우치고 영어를 깨우칠 게 뻔했다. 나는 두 팔 없이 태어난 불쌍한 우리 아기가 정말로 걱정이 되었다. 1절을 다 부른 채신은 2절을 부르기 시작했다. 2절 역시 영어였다. 보다 못한 나는 채신이한테 쏘아 붙였다.

“1절을 영어로 불렀으면 2절은 적어도 우리 말로 해야 하는 거 아냐? 안 그래도 팔 없이 태어나서 불쌍한 아기를 제 나라 말도 못하는 바보로 만들고 싶어?”

“영어는 국제 공용어야. 국제 공용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떻게 바보일 수가 있어?”

채신이의 영어만능론이 또 시작되었다. 그 동안 꾹 참고 들어주었던 채신이의 영어만능론을 더는 들어 줄 수가 없었다. 나도 사람이다. 사람이란 누구나 참는 데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성을 내며 말했다.

“영어가 무슨 국제 공용어야? 정말로 국제 공용어는 영어가 아니라 수학이야.”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암만 니가 수학 선생이라도 그렇지.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

“왜 말이 안 돼? 사람이라는 말은 미국에서는 맨 중국에서는 런 일본에서는 히또라고. 세계 각 나라의 말은 그처럼 다른 거야. 영어는 절대 국제공용어가 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미국에서도 중국에서도 일본에서도 1+1은 2야. 그건 세계 어디에서나 다 똑같애. 바보같은 에디슨만이 1+1=2가 아니라고 선생님한테 우기다가 학교에서 퇴학당했지.”

내가 에디슨을 바보라고 한 것은 에디슨을 싫어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에디슨 위인전을 읽고 감명을 받아 이 다음에 에디슨 같은 발명가가 되겠다고 독후감을 쓰기까지 했다. 그 글로 난생 처음 상장이라는 것도 받아 보았다. 내가 지금까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받아본 상장이었다. 그러나 중학교 때 나는 에디슨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에디슨은 발명가라기 보다는 악덕사업가였다. 그 때 나는 에디슨한테 속은 내 자신에 화가 나 집에 있던 위인전이라는 책은 다 갖다 버렸고 독후감을 써서 받은 상장도 찢어 버렸고 발명가의 꿈도 접어 버렸다. 어렸을 때부터 착했던 나는 악덕사업가가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그리고 에디슨이 왜 바보야? 에디슨은 최고의 발명가라고. 그리고 그가 그런 발명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다 영어때문이야. 에디슨은 영어를 잘 했으니까.”

채신은 정말 영어만능론 중독자였다. 나는 또 채신같은 바보랑 말싸움 해 봤자 나만 피곤할 뿐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바지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담배 필려면 나가서 펴. 넌 어떻게 아빠라는 인간이 애기 앞에서 담배를 필 수가 있어? 게다가 너 때문에 이렇게 태어난 아기인데.”

“또 무슨 헛소리야? 나 때문에 애가 이렇게 태어났다니?”

“니가 하도 담배를 피어대는 바람에 우리 아기가 팔 없이 태어난 거라고. 오빠가 바보이긴 해도 그래도 의사라고. 저번에 오빠가 담배를 피는 남자의 부인은 담배를 피지 않는 남자의 부인보다 기형아를 낳을 확률이 두 배 높다고 했어. 그러니 우리 아이가 이렇게 태어난 것은 다 너 때문이야.”

나는 하도 어이가 없어 입이 딱 벌어졌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내가 담배를 많이 펴서 우리 아기가 기형으로 태어났다니? 세상에 그런 멍청한 말이 어딨어?”

“계속 그렇게 잡아 떼겠다 이거지? 좋아, 그럼 내일 오빠한테 가서 물어보자고. 그럼 너 때문에 우리 아기가 이렇게 됐다는 걸 알 수 있을 테니까. 그 때도 오리발을 내미는지 어디 두고 보자고.”

나는 기가 찬 얼굴로 채신이를 바라보았다. 이런 바보가 우리 아기를 키울 거를 생각하니 아기의 앞날이 정말 걱정 되었다.

“아무 말 못하는 걸 보니까 사실이 들통날까봐 겁나나 보지?”

“뭐야. 좋아, 가자고. 그럼 너도 지금 니가 하고 있는 얘기가 얼마나 얼토당토 않은지 알게 될 테니까.”

 

하루가 지났다. 나는 채신이와 함께 처남을 찾아갔다. 처남은 요즘 현준이 누나랑 사랑을 나누고 있다. 돈이 없어 문을 닫으려고 했던 병원도 현준이 누나의 도움으로 계속 열 수가 있었다. 처남은 여전히 환자들한테 진료비는 거의 받지 않았고 현준이 누나는 그런 처남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었다.

우린 병원문을 열고 들어갔다. 처남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웬 일이야? 이 시간에.”

“오빠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 왔어.”

“뭔데?”

“오빠가 저 번에 담배 피는 남자의 부인은 담배를 안 피는 남자의 부인보다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2배 높다고 했지?”

“그랬지. 근데 왜?”

“거 봐. 내 말이 맞잖아? 너 때문에 우리 아기가 그렇게 태어난 거라고.”

정말 기가 막혔다.

“야, 그건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꼭 그렇다는 게 아니잖아? 가능성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몰라? 가능성이라는 말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얘기라고.”

“너하고는 도무지 말이 안 통해. 사실이 다 드러났는데도 우기기나 하고 말야. 어쨌든 이번 한 번만은 내가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지. 대신 담배 끊어.”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었다. 나는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나서 쏘아 붙였다.

“내가 담배를 끊긴 왜 끊어? 정 그렇게 내가 담배 피는 게 못 마땅하면 나랑 이혼하면 되잖아?”

“이혼? 넌 두 팔 없이 태어난 불쌍한 우리 아기를 이젠 아빠도 없이 크라는 거야? 그러고서도 니가 아빠라고 할 수 있어? 우리 아기가 정말 불쌍해. 너 같은 게 아빠라니 말이야. 좋아. 이혼해. 너 같은 아빠 없어도 우리 아기는 나 혼자 얼마든지 잘 키울 수 있어.”

나는 이혼하고 싶어서 그런 말을 꺼낸 것은 아니었다. 화가 나서 아무 말이나 내 뱉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채신은 내가 한 말을 진담으로 받아 들였다. 영어만능론주의자인 바보 채신은 도무지 어떤 말이 진담이고 어떤 말이 그냥 해 본 말인지를 알지 못한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누가 너하고 진짜 이혼하고 싶댔어?”

“그럼 담배 끊어.”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처남은 그런 상황을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됐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바보랑 대화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바보가 되는 법이다.

“끊을 거야? 말 거야?”

“알았어. 끊으면 되잖아.”

채신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채신이랑 사귀고 결혼을 한 후 처음으로 채신이 바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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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사 태어난 날 : 1999.09.01, 문.사 태어난 후 : 9393日 지남, 문.사 태어난 후 : 26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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