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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바보들의 세상(42)

     날짜 : 2009년 11월 06일 (금) 3:39:57 오후     조회 : 2713      

여전히 한심한 여동생과 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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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임신한 여동생이 여자 아이를 낳았다. 남들이의 일로 요즘 기분이 좋지 않았던 내게 모처럼만에 들린 좋은 소식이었다. 남들이는 여전히 차도가 없었다. 의사는 남들이가 다시 정신을 차리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말하며 남들이를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왠지 아직도 희망을 놓지 못하고 곁에서 남들이를 간호하는 정숙씨만이 안 되어 보였다. 그러고 보면 하늘은 너무 불공평하다. 남들이나 정숙씨처럼 착한 사람만 고생시키는 것을 보면.

언제나처럼 하나마나한 수업을 끝내고 나는 여동생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갔다. 나는 매제와 여동생이 서로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며 병실문을 열었는데 내 예상과 달리 둘은 싸우고 있었다.

“아들이 훨씬 나. 대한민국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남자여야 하는 거라고. 내가 여자라서 얼마나 차별받고 살았는데.”

여동생은 내가 온 것에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말했다. 나는 여동생의 말에 너무 어이가 없었다. 다른 여자라면 모르겠지만 여동생은 결코 차별받은 적이 없다. 여동생은 초등학교를 나와 여자 중학교와 여자 고등학교를 나와 집에서 놀다가 지금의 매제를 만나 결혼했다. 그런데 무슨 차별을 받았다는 것인가?

“웃기는 소리 마. 앞으로는 여성상위시대가 될 거니까 딸인 게 다행이라고. 그리고 딸 키우는 게 아들 키우는 거 보다 훨씬 재밌어.”

“그렇게 딸이 좋으면 돈을 더 벌어오지 그래? 하나 더 낳아줄 테니까. 딸 키우는데 돈이 얼마나 드는 줄 알아?”

나는 정말 둘의 싸움에 기가 막혔다. 누구는 딸이 죽어서 미쳐 버렸는데 누구는 태어난 아기가 아들이었어야 한다느니 딸이라서 다행이라니 하며 싸우다니. 한심한 두 인간은 정말 너무 복에 겨워서 말도 안 되는 그런 것 가지고 싸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마디 했다.

“좀 남 생각도 해야 하는 거 아냐?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로 싸우지 말고.”

“무슨 말이에요?”

매제가 물었다.

“내 친구 남들이는 딸이 죽어서 미쳐 버렸는데 태어난 아기가 아들이었어야 한다느니 딸이라서 다행이라니 하며 싸우는 건 그 친구에 대한 예의가 아니잖아? 아들이면 어떻고 딸이면 어때?”

동생과 매제는 황당하다는 듯이 나를 보았다. 한참 후에 동생이 입을 열었다.

“오빠,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하긴 원래부터 이상하긴 했었지.”

“저기 언제 한 번 정신병원에 가서 검사 받는 게 어때요? 증세가 더 심해지기 전에.”

매제가 동조했다.

이건 완전히 나를 정신 병자로 몰고 있었다. 그래서 화가 난 나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정신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희 둘이야.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 대한 예의가 조금도 없어. 솔직히 말해서 너희 둘의 아이가 남들이의 딸처럼 몹쓸병에 걸려서 죽을 수도 있는 거 아냐?”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무언가 내 얼굴을 강타했다. 머리 주위에 별이 빙빙 돌았다. 별이 사라졌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내 앞에 떨어진 솜베게와 엄청 화난 동생의 얼굴이었다. 나는 항상 바보처럼 웃는 동생이 그렇게 화나 있는 모습도 처음 보았고 솜베게가 그렇게 아플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조금 후 나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이건 도무지 오빠를 오빠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동생을 흠씬 두들겨 패 주려고 하다가 그만 뒀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병실을 나오면서 어떻게 된 게 운동권 여학생한테 뺨을 맞은 이후로 왜

여자들은 내 얼굴만 공격하는지 그리고 공격하면 어떻게 빗나가지 않고 명중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병원을 나오니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거리에는 화사한 개나리가 피어 있었다. 어느새 봄이었다. 계절은 그렇게 가고 오고 있고 사람도 그렇게 가고 오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딘가에서 태어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생각이 떠오르자 슬픔도 기쁨도 다 부질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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