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고등학교 때부터 사귄 5명의 친구들이 있다. 솔직히 우리가 정확히 언제 처음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필연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너무나 자연스러운 만남이었으니까... 우리 6명은 같은 반이 아닌 해에도 거의 매일 점심을 같이 먹었고 각각의 생일때마다 선물을 챙겨주며 맛있는 것을 먹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우리는 한달에 한번씩은 꼭 만났고 여행도 같이 다녔다. 각각의 성격과 생각이 있어서 어떤 것을 결정할때 의견차이가 많기도 했지만 그래도 모두 착한 친구들이어서 서로를 이해해주었다. 지금은 각자 자신의 생활에 빠져있지만, 아무리 바빠도 우리는 각자의 생일때만큼은 꼭 만남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 중 한 친구가 나머지 5명과 달리 공부에 매달려야 할 처지에 놓여서 1년동안은 거의 못 볼 상황에 처해있다. 다른 친구들도 아쉬워하고 있지만, 나는 특히, 요즘 그 친구가 너무나도 그립고 보고싶다. 아예 멀리 있으면 못 만날거라는 생각에 체념하겠지만, 내가 항상 지나다니는 곳에,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만날 수 있는 곳에 있어서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 친구를 위해서, 단지 그 곳을 지나가면서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다. 나에게는 사실 그 친구말고 나머지 5명 중 더욱 친한 친구가 따로 있고, 친한 친구에게 내 모든 생각과 감정들을 털어놓곤 한다. 하지만 그 친구는 고등학교때, 처음 알게된 후부터 왠지 모르게 많이 끌렸다. 그냥 그 친구의 웃음이 좋았고, 귀여운 모습이 좋았다. 그 친구와 함께 있으면 항상 즐거웠고, 그 친구에게 장난도 많이 쳤다. 그러나 친한 친구에게처럼 그 친구에게 내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는 없었다. 우리는 성격이 비슷해서 각자의 세계관이나 자존심도 강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친구도 나머지 4명중 더 잘맞는 친구가 따로 있었다. 그래도 난 그 친구가 너무 좋고, 지금은 정말 많이 보고싶다. 1년동안 그 친구가 힘들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서 한달에 한번씩 그 친구를 위한 작은 선물들을 보내주고 있다. 이름도 주소도 없이... 그 친구는 내가 보낸걸 짐작하고 있지만, 나는 끝까지 잡아떼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친구가 혼자라는 생각에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더욱더 힘이 될 것 같다. 단지 그 친구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다. 단지... 그것 뿐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작은 정성조차도 그 친구에게 부담이 되거나, 혹은 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연락을 해도 바쁘고 힘들어서 답장을 잘 해주지 못하지만... 그래서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하지도 하지만... 그래도... 그 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고 항상 생각난다. 또 한편으로 걱정이 된다. 1년후 그 친구와 멀어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하니까... 하지만 오늘도 그 친구가 해낼 수 있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좀더 열심히, 보람차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1년 후 함께 할 그 날을 위해서... 요즘 음악을 들으면서 그 친구에 대한 생각과 감상에 빠져있다. 함께한 추억들을 생각하면서 혼자 피식피식 웃기도 한다. 어떤때는 내가 너무 과도하게 그 친구를 좋아하면서 너무 과도하게 그리워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연인도 아니고,,, 친구인데,,, 아마 그 친구는 내 이런 생각들에 대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할 것이다. 내 이런 감정이 정확히 어떤 건지는 잘 모르지만... 그리고 언제까지 이런 생각들에 빠져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친구를 만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단 한개의 문자라도 손꼽아 기다리면서, 한 동안은 그 친구를 생각하고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