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그만 둘 때도 되었는데 그 사람이 내게 희망을 주었던 시간보다 절망을 주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없던 일로 하면 친구처럼 지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은 쉬이 되는 거 같은데 친한 척도 하고, 나름대로 내키진 않아도 노력하는 듯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조금만 다가와도- 나는 벽을 만든다. 두터운 벽을 만들어서 아무하고나 할 수 있는 장난도, 내게 하면 이러지 말라, 딱 잘라내고 눈만 마주치며 이야기 할래도 몰래 시선을 피하게 된다. 내 마음, 아직 정리되지 않은 내 맘을 다 들켜버릴까봐..... 그러다보니 어쩌다 눈을 맞대도 그는 내게 얼굴을 찌푸린다. 문자도 정이 뚝뚝 떨어져 나가게 딱딱히 보내고 내 입장에서 그 사람 생각하고 다쳐서 너무 걱정이 되지만, 그런 말 한 마디도 못하고- 장난식으로 더 다쳐야 한다며 맘에도 없던 말 해대고..
이런 모습을 누가 좋아하겠어. 까칠하다못해, 낯선 사람을 대하듯 딱딱한 내 말투와 태도에 아마 질렸고, 친구처럼 생각하다못해 아주 멀어진 사람으로 여기리라
내가 원한 건, 우리가 남녀사이의 관계로 남을 수 없다면 편하고 좋은 친구로- 누구보다 먼저 찾을 수 있는 친구라면 좋겠다는 거였는데 이러다간 보통 친구 사이도 못 할 거 같다. 나 너무 슬퍼 그래서 술 마시자고 맨 정신으로 이겨내는게 버겁고 나를 힘들게, 무겁게 짓누르고 있어서.
너에게 조금은 우선 순위가 될 수 있었는데 이제 그런 순위 안에 들지도 못하니까. 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나는 너를 정리하지 못한 까닭에 '기다립니다'.. 이런 노래나 듣고 있고,
말해줘, 예전처럼 웃으며- 잠시 날 놀린거라고- 많이 기다려서 미안해 미안해- 항상 그랬듯이 그렇게 말해줘-
사실 오늘 아침에도 울뻔했어. 옆에 너가 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 못 이루게 했는지 하루 종일 피곤했지만 견뎌낼 수 있었는데 의미없는 타인처럼 변한 우리 사이를 보니까 가슴에서 눈물이 먼저 나오더라. 그래도 앙다물고 참았어. 나한테 짜증내는 모습 보니까, 뭔가 변하긴 했구나- 이런 맘이 들었고. 하루 종일 무거운 기분을 억누를 수 없었다.
미안해. 아마 너는 오늘 내 행동이, 너를 무시하고 있는 행동이라고 느꼈겠지. 너가 싫어서, 내가 그러는 거라고.. 근데 그게 아니란말야. 너가 너무 좋은데 그걸 드러내면 더 멀어질까봐 그러는 거란말야. 너한테 부담되기 싫고, 차라리 착한 너가 정때문에 헷갈려하기보단 나를 싫어하는 게 나을 거라고 그렇게.. 그렇게..
또 울었다. 너 때문에 안 울거라고 몇 번씩 다짐하는데 또 울었어.
한숨만 나오고 아무라도 붙잡고 싶은데 그러면 지금처럼 상처만 남을까봐 내 마음에 상처따위 잊으라고 너한테 말했지만 지워지지 않는구나. 처음에 짐작했던 거보다 많이 깊었나봐. 술 따위 마시지 않을거라고 다짐했는데 나 진짜 어떻게해야 하니. 어떻게 해야 어떻게 해야 끝낼 수 있니
휴대폰 진동이 와도 눈을 감아도 책을 읽어도 일기를 써도 외롭고 심심해도 생각나는 사람이 너 뿐인데 옆에 있어도 말 한 마디 깊이 하지 못하면서 이러는데
이성은, 차라리 멀어지라고 말하는데 분명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미련만 잔뜩 남은 정신나간 여자로 보일 지 모르는데 마음은 안 그래 너만 보면 쓰리고 아프고 답답하고 너게 다른 사람한테 잘 해주는 거 싫고 내가 너한테 못해주는 이런 모습이 싫고
정신이 멀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관계, 청산해버리고 싶어 정말. 내일이면, 그새 한 달이네. 하긴- 노래들은 일년이 지나도 못 잊는다고 말 하던데 빨리 잊어버리길 원한다는 건 어쩌면 요행을 바라는 기대 같은 것일지도.
하지만 이런 아린 기분_ 싫어 내 마음 좀 돌아봐줘. 바보. 바보 돌돌이.
비상(飛上) 그리고 비상(非常)
05.14
이런 마음... 저렇게 씌여진 글귀들로 모두 담아낼 수 없다는 거 알아요. 힘내라는 위로의 말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합니다. 힘이 되어야 위로가 되는거지만... 너무 애절한 마음을 담은 글을 보면서 감히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못할거라는 생각이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