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둘 다 강하질 못해서 마음 정리를 못하는 건가 아니면 술 때문에 그 사람이 착각하는 건가 나는 확실한데. 그가 잡으려고만 하면 바로 닿을 곳에 있는데 망설이는지 정리가 된건지..
축제 기간에 함께 술 마실 때는 내가 꼬장을 부려버렸다. 기숙사 돌아오는 길에, 난 너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이 나쁜 자식 어떡할거냐고 터놔버렸다. 과 체육대회 뒷풀이에서는 녀석이 먼저 무너졌다. 과방에서 같이 부둥켜 안고 쌩쑈를 했다. 지금 너도 나도 힘든 이유를 자신들의 탓으로 돌려대며 미안하단 말 무한 반복- 다음 날 아침 보낸 문자에서 자신이 어제 했던 일들은 모두 비밀로 묻어달라니, 나 참, 기가막혀서.
주말. 집에 가는 길에 그 녀석 문자 다 지우고, 통화기록 지우고, 맘 좀 홀가분해지려 하니- 또 술 마시고 문자. 취하니까 내 생각 난다며 정말 내 생각이 나는 거면, 다른 여자랑 술 마시면서 왜 연락하냐고. 단 둘이 밤 새워 술 마시면서, 잠들려는 나는 왜 깨우냐고
그리고 술 깨면-_ - 모른 척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이렇게 지내다보면 정떨어질만도 한데 너무 싫다. 아직도 휴대폰을 보며 혹여 올지 모르는 그 아이의 연락을 기다리는게-
네가 강하지 못하다면, 나라도 강해야해. 꼭 꼭, 내 마음 붙잡고 있을거야. 술도 안 마실거야. 네가 맨정신에 신기하다할만큼 편안하게 나를 대하는 거 마냥 나도 그렇게 너를 대하는 척 할거야- 그러다보면 시간이 내 마음을 앗아가버리겠지. 너가 못 가져 가는 내 마음, 시간이 가져가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