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니의 일기에 댓글을 달다가
어른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난 나를 어른이라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내가 어른이라 정의 내릴 때는 꼭 책임과 의무라는 의미가 속해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까지도
책임 앞에서 너무도 나약하고
의무 앞에서 너무도 나태하다.
책임과 의무는 결코 광범위하거나 포괄적이지 않다.
평범한 일상적인 부분 곳곳에서 책임과 의무는 포진하고 있다.
어쩌면 난 그것에 질렸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최대한 나중에, 미루고 미뤄서 어쩔 수 없을 때 받아들이려하는 걸지도.
흠..
군대 가기 싫어서 온갖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미루고 미루는 일부 남자들이
퍼뜩 이해가 됨.ㅡㅡ;;
이렇게 쓰는 와중에 다시 하늘은 검게 어두워지고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난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이 생각난다. 나보다 나이 많은..서른에 접어들거나 넘어선..ㅋㅋ
그들의 일상은 모르지만 간간히 비춰지는 모습들을 떠올려본다.
감히 내가 그들이 털어내는 소주 잔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들은 벌써 어른이다.
나보다 연장자인 것만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를 피하지 않는다.
늘 투덜대고 한숨쉬지만 그건 그냥 시늉일 뿐이다.
그들의 마음은 이미 탄탄하고 견고한 어른이다.
그들이 갑자기 멋져보여..흑
피할 수는 없겠지.
나도 결혼을 할테고, 아이를 낳을테고,
끊임없이 사회생활을 할테고.
피할 수 없다면 까짓거 멋지게 해내면 되는거지!!!
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
하늘도 내 마음과 같은지 다시 환해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