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비참하긴 하지만.
그냥 궁금했어.
그리고 물어보고 싶었어.
그 사람과 내가,
뭐가 그렇게 달랐는지.
마냥 인연이 아니였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어.
어쩌면 정말 그 사람과 나는.
크나큰 차이가 있었을지도 모르지.
온갖 위험과 비난을 무릅쓰고도 만난 사람이라면,
그래, 뭔가 나보다 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을거야.
이제는 이렇게 생각할만큼 마음이 홀가분 해 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이따금씩 당신을 떠올리는 걸 보면,
잊었다는 사실 조차 잊는 경지에 까지 이르진 못한 모양이야.
언젠간 그렇게 되겠지.
때로는 사람들한테 묻고 싶어.
어떻게 지나간 사랑을 잊고,
아니, 잊지 않았다면,
어떻게 지나간 사랑을 묻어두고,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할 수 있는지,
분명 끝이 있다는 것도 알고,
서로 좋아 만나다가도 결국 싸우고 헤어지게 될텐데.
그 모든 걸 감수하고라도 그 사람을 굳이 만나야 하는건가?
꼭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야 하는건가?
지나간 사랑도 분명 사랑은 사랑이었을텐데,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아무렇지 않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지.
다들 그렇게 잘하고 있는데.
나만 그렇게 못하는건지.
이 모든 것들이 궁금했어.
차마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간 알게 될까?
나 스스로.
굳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직접 내가 겪어가면서,
어쩌면 정말 그럴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