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라디오를 듣다가.
실연을 극복하는 법에 대해서 나왔다.
어떤 사람이,
실연이예요? 시련이예요? 라고 묻자,
한 남자 게스트가 '실연이 곧 시련' 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실연을 극복하는 법에 대한 청취자의 사연.
자세히는 못 들었지만,
바나나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아직 푸르스름한 바나나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 해보아도,
맛이 더 좋아지지는 않는다고.
시간이 점점 흘러야 맛있게 익고,
또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결국은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이야기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려 바나나 한 묶음을 샀다.
샛노란 바나나도 있었고,
약간 거뭇거뭇한 점이 있는 바나나도 있었다.
겉보기엔 샛노란 바나나가 좋아보였지만,
맛있게 익기 위해선 시간이 좀 필요했다.
그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싫어서,
드문드문 검은 점이 있는 바나나를 집어들었다.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말이 맞기는 하지만,
완전히 잊혀지는 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