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라면 오늘 장마가 주춤했어야 했다
한 마리 개가 한 마리 고양이에게 말했다
이 비가 그치고나면 저 개울을 건널 것이라고
하지만 고양이는 장대비가 쏟고 한치 앞도 물살이
어떻게될지 모를 위함한 저 개울을 건너지 않는
개가 왠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서운하기 시작했다
개와 고양이의 눈과 눈사이에 내려지는 거대한 물줄기장벽이
개의 시야를 가리고 있었지만 억척스런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그만 고양이의 일그러진 표정을 개는 보고야 말았다
개는 열심히 짖었다 내가 꼭 저 강을 건너 나의 사랑을 확인해 보일거라고
결국 개는 죽었다
사랑의 힘은 무한히 아름답고 강한 힘이라고 한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못 말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양이는 개가 수영을 잘 못한다는 것을 알고 옆집에
수영선수인 늠름하게 생긴 다른 고양이와 결혼해서 남편이 물어다 주는
싱싱한 물고기로 살림도 잘 하고 잘 살았다고 한다
그 오래전 자신을 위해 저 머나먼 개울을 건너던 용감하기 이를 때 없었던
무식했던 개는 "그 때 그런 개가 있었어지.." "날 위해 저 강을 건너던.."
하지만 개를 알던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다
비가오는 날이면 아직도 저 멀리 수평선위로
붉은색 국화 한 송이 물과 함께
여전히 누군가를 향해 떠내려가고 있을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