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난 참 꿈을 별나게 꾸는 것 같다.
생각이 많아서 꿈까지 영향을 미치는 건지,
잠을 자면서 조차 생각을 해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드문드문한 꿈도 있지만,
대부분 스토리가 잘 짜여진 꿈이다.
덕분에,
그 꿈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도 한다.
그래서 때론 그런 꿈을 꾸는 나 스스로 고맙기도 하다.
하지만,
이따금씩 괴로운 꿈도 있기는 하다.
어렸을 때 꿨던, 악몽과도 같은 꿈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하고 헤어지고 난 후에 꾼 꿈들.
이제는 몇 개를 빼놓고는 거의 다 잊혀졌지만.
그런 꿈을 꿨다는 사실보다,
꿈에서 깨고, 잠에서 깨고 난 후에 괴로움이 더 날 괴롭혔다.
왜 그런 꿈을 꿨는지.
무표정한 그 사람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내 모습.
그게 그러한 꿈들의 공통점이었다.
다행히도 요새는 그 사람 꿈은 꾸지 않는다.
아예 그 사람에게 신경을 꺼버려서 그런가보다.
어제는,
K가 나왔다.
사실, 꿈에서 그게 K라는 건 잘 알지 못한다.
그 사람 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남자고, 뭔가 즐겁긴 한데.
가만 생각해보면, 아, 그 사람이구나 저 사람이구나 하는 것이다.
어제 꿈, 별 건 없었다.
그냥 K와 만나서 노는 꿈이었는데.
지금껏 내 꿈에 나왔던 K와는 참으로 대조적이었다.
정말 친하게 지낼 때, 고등학생 때부터,
K는 내 꿈에 한번도 다정하게 나온 적이 없다.
늘 싸늘한 표정과 날 모른다는 표정으로 내 곁을 지나가기만 했다.
그랬는데,
이젠 이따금씩 밝고 환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내 생각의 변화일까.
그냥,
그 꿈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한 편으론 마음이 좀 쓰리고, 한 편으론..그냥 그렇다..
그나저나,
날은 왜 이렇게 더운지.
바람 한 점 없다.
아, 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