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어제 갑자기 급 우울함.
여러가지의 컬러들이 여기저기 잘 어우러져 있는데,
나만 색바랜 사진처럼 물이 빠져서
여기도 저기도 어울리지 않게 되버린 느낌.
많은 대화가 오고가는 건 분명한데,
어디의 대화에도 끼어들 수도, 말을 할수도 없다.
구석에 쳐박아 놓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장식품이 되어버린 기분이 들어 마음이 답답해졌다.
그래서 기도를 했다.
말이 서투른 아이처럼 천천히.
한마디 한마디 꺼내고 꺼내다 보니
눈물이 마구 쏟아져서 주체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기도 후의 그 개운함이란...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예배가 끝날 무렵 슬픔은 사라졌지만,
또 마주치게 되는 사람들에게서 다시 답답해져
얼른 도망치듯 뛰쳐나와버렸다.
길을 걷고 또 걸었지만 어째서인지
마음에 이미 긁혀버린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누군가 붙잡고 마구 울고 싶어져버렸다.
누구 때문이 아니었는데,
괜히 몸에 감기녀석까지 달고 힘들었나보다.
아님, 날씨가 더워서 짜증이 났던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