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친구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진로 걱정 뿐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덩달아 진로고민에 빠졌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건 아니다.
분명, 하고 싶은 일은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그 미래가 멀게만 느껴지는 지 모르겠다.
누구는 Vogue에 취직하기 위해 어학연수를 떠났고,
누구는 기상연구소 연구원이 되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떠날 예정이고,
누구는 편입을 해서 유학을 떠날 생각이고,
누구는 물리치료과에서 국가고시를 준비중이고,
누구는 승무원이 되기 위해 승무원클럽에 가입했고,
누구는 이미 취직했다.
다들 열심히 달리는데, 나만 제자리 걸음을 하는 기분이랄까.
철없던 중학교 시절엔,
그냥 옷이 좋아서 막연하게 패션디자이너를 꿈꿨다.
하지만 단지 좋아한다고 해서 그 일을 할 순 없는 거였다.
단 1%라도 재능이 있어야했다.
그러다 글 쓰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라는 직업은, 막말로 벌어먹고 살기 어려운 직업 같았다.
그래서 광고쪽을 꿈꿨다.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처럼 어렵다던 그 광고의 세계를 말이다.
그런데 이젠,
뭘 하고 싶은 지,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내년이면 나도 4학년이 되고, 졸업생이 될텐데.
무언가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나태하게 앉아만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막막하다는 그런 생각.
꿈은 나이에 반비례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