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학교에서 교가로 사용되는 '보리울의 여름OST'- 언제나 이 노래만 들으면 감동이다.
교활 다녀 온 내용을 정리하긴 해야하는데 작년처럼 집 컴퓨터에 대강하려다간 분명, 일 년 동안 아무 것도 못한 채 세 번째 교활 신청 할 지도 모른단 생각에 하나하나 문사에 올려보려한다.
경북 예천으로 여름교육활동을 다녀왔다. 두 번 째 교활 면소재지에 위치한 폐교, 지금은 평생학습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작년에 갔을 때도 물이 안 나와서 한참 고생했었는데 역시나,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더 심했다. 교육 활동 기간이던 일주일 중에 사흘 정도는 물이 안 나와서 마을에 하나있는 비상 급수대까지 물뜨러 출동하곤 했으니까. 작년에는 비상 급수대까지 알 필요는 없었다.
첫날- 수강신청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월요일 오전에 출발 도착 후 물이 안 나오는 것에 심하게 좌절 할 뻔했으나 마을에 하나 있는(왕복으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듯한; ) 중국집에서 저녁 시켜 먹은 후 이틀 정도 함께하셨던 교수님 그리고 교활대원 중 몇 몇 사람들은 물을 찾아 떠났다. 늦은 저녁 무렵, 차 한 대 지나질 않는 아스팔트 도로 중앙을 걸으며 땅콩도 보고 옥수수도 보고 주변에 하나 있다는 식당도 보고, 이미 문 닫은 농협과 우체국, 보건의 혼자 외롭게 지키고있는 보건소도 지나 우뚝 서 있는 교회를 향하다가 마을 어귀에서 만난 어르신께서 해주신 말 '면사무소에 가보게'- 일행은 어둑어둑한 (동네에 가로등도 몇 개 없었다) 길을 지나 면사무소에 도착했다. 다행히 한 분이 당직중이시라- 면사무소에서 물도 마시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비상급수대위치도 파악하여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가 묵고있는 학교에 복귀할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사람은 발로 뛰어야 한다. 몸으로 대화해야 한다."
이 날, 함께 가던 사람들이 말하길, "무슨 게임 퀘스트 수행하는 거도 아니고, 물 찾아 삼만리네-"
어쨌든, 1년 전과 다름 없는- 그 때 보다 더욱 생존에 위협을 주는 심각한- 환경에 굉장히 짜증스러울 뻔했지만 1.2km 지하 암반수에서 끌어올리는 물이 콸콸 나오는 비상 급수대의 발견덕분에 그나마 버텨나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 퐁당식 화장실에 무더운 날씨에 산벌레들의 공습이 남아있긴했지만, 이 정도면 괜찮지-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