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런 책을 읽었다.
수많은 벌레의 행렬이 꽃봉오리를 향해가는데
나비는 이미 꽃은 없다고 했다지만 이미 멈출 수가 없어서
휩쓸리듯이 끊임없이 올라가는...
재수하는 친구녀석이 오늘 죽겠다고 울길래
아침에 깜짝 놀라서 친구가 있는 시립도서관으로 갔다.
몸이 약한 친구였다. 늘 어딘가 아프고, 오랫동안 걷기도 힘에 부쳐하는.
그 친구가 공부를 못하는 자신에게 더이상 무슨의미가 있느냐고 하는데,
나는 너무 속상했다. 정말 그 아이는 귀엽고 마음이 여린 친구인데.
늘 나보다 똑똑해서,사실은 동경하는 친구가 슬퍼하는 모습에
조금은 쇼크를 먹었다.
친구가 다시 말했다.
몸도 약한 자신이 할 것은 없고 공부는 그나마 다른 아이들 실력 이상으로
할 수있나 싶었는데, 이 몸이 다시 자기를 붙잡아서 이제 왜 살아야하나 싶더라고.
왜 항상 사람은 남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지길 바랄까?
사람은 우열을 가릴 수없는 친절함과 사랑스러움, 다정한 마음씨로는 가치가 없는걸까.
누군갈 제치면 또 누군가가 있고, 그 무한한 고리 속에서 우리는 왜 괴로워야 할까.
정말 우리가 모두의 위에 올라선다고 하면 정말 원하던 꽃봉오리는 있는걸까?
어쩌면 중반에 나는 "그냥 중간정도의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주위의 욕망들에 휩쓸려서 다니는 걸까.
어린왕자의 한 귀절이 생각난다.
어른들은 그 집이 얼마나 아름다웠노라 하면 하면 알아듣질 못하고,
대신 얼마짜리 집이라고 하면 감탄을 한다는.
오늘 친구에게 할 말은 없고
끊임없이 "너라는 자체로 모든 불편을 감수할 만큼 사랑하고 좋아한다" 라고 했다.
남녀의 고백같이 낮뜨거운 말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털어놓는
아직 부끄러움을 배우지 못한 순수함으로만 산다는 것은 이상인걸까.
마음이 어두워온다.
더이상은 남보다 무엇을 잘했을때만 자랑스러워 하는
가짜사랑은 모두 사라지고
진짜사랑이 세상에 고이도록 해달라고 기도하는 밖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