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크게 앓았던 감정들은 여간해선 잘 여과되지 않을 뿐더러
철수세미로 빡빡 문질러야 없어지는 눌은 찌꺼기들처럼 들러붙어 있기 마련이다.
일상생활이 정말 일상처럼 흘러가다가도
어쩌다 그 작은 찌꺼기를 보면
울컥 넘쳐오르는 복잡하고 쓰라린 느낌을 억제할 수가 없다.
역시 이성과 생각보다 강한 것은 직접 체험한 감정과
그 감정에 쪄든 육체의 습성인가 보다.
어떤 제안.
나도 누군가에게 어떤 제안을 했던 적이 있던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겉은 프레시한 관계로 포장했지만 실은 간절한 감정의 소극적인 표현이었다.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
나 스스로도 포장된 관계에 합리화 당했기에..
내가 또다른 누군가에게 그 어떤 제안을 받았다.
순간 마구 복잡해지는 머릿속은 후에라도 정리하면 되겠지만
알 수 없이 지금까지도 실마리하나 잡을 수 없이 흐려져있는 마음은 어떻게 해야하나.
역시 치졸한 자기합리화인가.
당사자가 나일때에는 관계의 정리가 필요없었는데,
내 문제가 아니라고 한 발짝 물러서니 나한테 편리한 대로 관계맺음을 하려는건가.
철수세미를 찾아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