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고 싶은 나무가 있다.
뿌리는 땅 속 깊이 박고
가지만 높이 뻗어 날개 짓 하는 나무...,
매일 아침 젖는 베갯잇을 품에 안고
난 또 울었어.
그리고 또 술을 마셔
누군가 왜 우냐고 물으면
너와 헤어져 우는 게 아니라
술 때문에
속이 너무 아파서 우는 거라 하면 되니까.
내가 죽으려했던 것도
술 때문에
기억하지 못 한다 하면 되니까.
지영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아
왜 죽으려 하냐고 물었지.
사랑했던 기억이 희미해질까 봐
행복했던 기억, 그 온기가 남아 있을 때,
최고의 꿈을 간직하고 떠나고 싶었거든.
근데 시간이 많이 흘러도
사랑했던 기억만은 희미해지지 않는다.
난 처음부터 날지 못 하는 걸 알면서도
날개 짓 만 한 거야.
가슴 깊이 널 묻어 두고,
기억이 희미해질까 봐 두려워했으니까.
널 생각만 가슴이 뛰고
세월이 남긴 그리움은 더 짙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