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소개 받기로 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렇게 또 뒷걸음쳐버리면,
나중에 또 이런 기회가 와도 또 그럴것만 같았다.
그래서 결정했다.
세컨드. Second.
어쩌면 두번째 남자가 될 지도 모른다는, 그런 아주 앞서나가는 생각.
그래서인지 생각이 많다.
조금 걱정이 되는 건,
첫번째 남자와 이미지가 참으로 많이 닮았다는 거다.
어쩌면, 말투, 성격, 행동은 정반대의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
새로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설레는 일이 되어야할텐데,
나는 사실,
걱정부터 앞서고 있다.
뭐가 그렇게 걱정투성인지.
행여나 내가 그 사람과 잘 되지 않더라도,
혹은 잘된다고 하더라도.
저번 사람과는 다른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왼쪽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라던지,
손을 안쪽으로 잡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라던지.
그런 아주 소소한 습관들.
너무나도 익숙한 습관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낯선 습관들을 만들테다.
그렇게 차츰차츰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언젠가는 그 습관들이 유별나게 기억나지도 않을 뿐더러,
누구와 함께 만들었던 습관인지도 잘 기억나지 않아,
딱히 슬프게 될 일이 없을 것만 같다.
사실,
조금은, 아주 조금은 설레기도 한다.
어떤 사람일까.
잘될까.
그런 생각들.
하지만,
한 편으론 다른 생각도 든다.
별로면 어쩌지?
별로라고 하면 어쩌지?
시간만 나면 요샌 그런 걱정들뿐이다.
늘 이렇게 앞서 나가서 문제다.
기대든, 걱정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