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아
내가 세상해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너는 어떤 꽃보다도 아름답고 별보다도 빛난다.
나 이제 죽으려 한다.
내가 비밀 가르쳐 줄까.
네가 일기나 연애편지 쓸 때만, 쓴다는 그 편지 받았을 때
너무나 좋았다.
연예편지 쓸 때만 쓰는 그 이상한 글을
네가 내게 편지를 썼다는 게 좋았어.
그 편지, 네 사진 매일 품에 안고 잤어.
나만 널 사랑하는 게 아니라, 너도 날 사랑한다는 게, 너무나 좋았어.
난 네가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을 줄 알았어.
널 처음 보았을 때
널 사랑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조심스럽게 네게 고백하고 한 후에도 얼마나 가슴 조였는지 모른다.
그때 내 마음 받아주지 말지 이젠 숨 쉬는 것 조차 너무 힘겹다.
로테를 처음 본 베르테르는 사랑에 빠졌고
그 사랑을 이기지 못해서
로테가 정성껏 닦아 준 총으로 마지막까지
로테를 사랑하고 자살을 했듯
네가 내게 준 편지를 안고 잠들려한다.
우리 다음엔 만나지 말자
만약에 그래도 만나야 하는 인연이라면
절대, 사랑하지 말자
그래도 사랑하게 된다면,
절대 헤어지지 말자. 너무 힘들다.
그리운 사람이여
나는 이 별을 당신에게 남겨주고 갑니다.
바라건대 소중히 여겨 주시오
집을 나설 때도
나는 수 천 번 키스를 이 별에게 보냈고
수 천 번 눈 인사를 했었소.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
안녕 내 사랑아, 96년 겨울 내 사랑을 끝내다.
겨울을 한 번 더 보내고, 네가 온다고 해서 거울을 보았다.
손목에 남은 칼자국, 발끝까지 스며든 이름조차 생소한 약 냄새
1년 반 만에 우리 다시 만나는데 난 초라한 내 모습만 생각했지
이런 내 모습에 가슴 아픈 네 마음은 생각하지 못 했다.
사랑하면서도 나 때문에 우는 날이 많았는데
헤어져서도 넌 나 때문에 매일 운다는 걸 그땐 몰랐다.
“죽지마라 너 죽으면 나도 죽는다.”
네 이 말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 있지만, 힘들다.
내 곁에 없는 널, 억지로 내 곁에 붙잡아 두고
매일 매일 널 그리워하면서 산다는 거, 진짜 힘들다.
일기 속엔 온통 네 얘기뿐이고, 가끔 다른 사람을 만나도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서 널 찾는 날 보며
멍해지는 나, 웃음밖에 안 나온다.
오늘 오래된 편지를 정리 하는데 ,
어느 날부터지 편지를 쓰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일은 병원에 가봐야겠다.
널 마지막으로 본 곳 이니까.
몰래 숨어서 본 곳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