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야
잠이 오지 않는다.
슬프다. 울고 싶다. 언제 웃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처음 술을 마셨다. 얼마큼 마셨을까? 누나는 알지. 알거야.
이젠 담배도 핀다. 근데, 괴롭거나 슬퍼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거 아냐.
그거 하면 속이 쓰려.., 머리도 아프고. 그래서 하는 거야.
미안해. 착하게 산다는 약속 지키지 못 해서....,
좋아하는 사람 있어. 누나 떠나고 안 사람인데, 처음엔 친구였어.
4학년 때, 반이 갈렸는데, 답답한 가슴 그 사람 보니까 편해지더라.
그때부터 친구 이상이란 걸 알았어.
그렇게 내 사랑을 시작했어. 10년이 넘게...,
사랑하면서 나도 그도 친구들도 적어도 나에게만은 그에게만은
이별이 없을 줄 알았는데, 헤어졌다.
누나야,
가슴 아프다는 거 이젠 알 것 같다.
누가 때리지도 않았고,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도
누나 떠난 날 아프던 거, 그게 가슴앓이 란 걸...,
조금만 더 지켜주지, 아직 내 사랑 끝나지 않았는데...,
거기선 뭐든 다 할 수 있잖아.
누나야, 가슴이 죽었으면 좋겠다.
가슴 아파서 우는 거 너무 힘들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라 하는데
시간이 너무나 더디게 지나간다.
헤어지자 말하고 떠난 지 2개월이 지났는데
덧없이 지나가는 하루가 일 년 그 이상의 시간 같아.
누나야
나 많이 아프다.
나 아프면 누나 항상 내 곁에 있었잖아.
이젠 누나 내 곁에 올 수 없으니까.
내가 누나 곁에 갈게.
보고 싶다.
누나도 보고 싶은데 그 사람이 더 보고 싶다.
눈물 나는 거, 가슴 아픈 거, 어떻게든 참아 보겠는데
보고 싶은 건 견딜 수 없다.
누나 그 사람 꼭 지켜줘
누나가 사랑했던 네가 사랑한 사람이니까.
1994년 12월 겨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