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피곤 일색.. 시험과 축제, 두 가지가 나를 피곤하게 했다.
잠을 요며칠 못잤더니 얼굴이 푸석푸석... 이게 1학년인가 싶으면 마음이 짠하다.
하늘은 맑고 이제 가을이 올것같은데.
나는 역한 은행 부서진 냄새를 맡으면서
내게 처한 힘겨운 상황들에 아주 취해버린 기분이다.
살다보면 이렇게
나는 언제나 밝고 명랑하게 살고싶은데
때때로 현실이라는 것은 나를 진지하게 만든다.
그런 일을 몇번 겪고나면.... 거치고 나면 나는 네버랜드를 비웃는 어른의 편에 서게될까.
시험공부를 정리하고 선배님 외조모님의 장례식을 다녀왔다.
사람은 죽고 늙는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일거다.
어두운 얼굴로 울지도 못하고있는 선배의 얼굴을 본다.
그것은 강한 남자의 모습이 아니다.
그것은 부서진 것을 드러내길 싫어하는 옹졸한 자존심에 불과하다.
눈물을 흘리지 못하게 그를 막는 것은 상주라고 하는 현실일거다.
우리에게 일일이 고맙다고 하는 선배의 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눈동자가 까맣다. 흰자는 시퍼렇고 눈동자가 까맣다. 아주 까매서
나는 한 치앞도 내다 보이지 않는 장님의 눈을 들여다 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거치는 길에 술을 마시며 생각하기를
나는 과연 얼마나 어른인 걸까.
얼마나 심각하게 살아가고, 얼마나 진지하게 삶에 임할까.
무엇이 옳은 삶일까.
마냥 천진하거나, 아예 어른이 되어 진지하고 엄숙하게 삶에 임하는 것인가.
나는 늘 아이처럼 살고 싶은데
삶은 건성건성 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나에게 후회할거라 하고.
나는 삶을 치열하게 살고있는 중인데
때때로 왜 사는것인가 깊이 생각하게 한다.
어찌됬든 나는 지금 살고있다.
그 누군가 새까만 눈동자로 나의 머리맡을 지키고 있는 날까지는
나는 번뇌할 것이다.
이는 그럼 기쁨인걸까.
아니면 번뇌는 단지 마음속에 시끄러운 소동에 불과한 걸까.
나는 이렇게 심각이라는 단어로 막연한 미래까지 걱정하며 살긴 싫은데
가끔 누군가의 현실에 나의 미래를 비춰보며 나는 오지않은 미래에 섬칫해져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