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위에서 글을 적다가 자꾸 새로 시작되는 백지를 채우다가
왜 난 이 하얀밭에 검은선들로 상처자욱을 자꾸 남기고 있는 것일까 고민하다
하얀종이가 끝없이 쌓인 눈처럼 느껴져 백지가 불쌍해서 울곤 했지
알 수 없었지 그 어린 날에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사람 말이야 정말 오랜 친구처럼 정말 자기에게서 좋은 사람이란 말이야
내가 알기로는 많이 싸우고도 내 곁을 끝까지 지켜주고 있는 사람이거든
그런데 사람들은 말이야 사람들은 말이야 흔하게 그런 사람들을 잃곤 해
난 그 말 믿는데 폭풍우가 한 없이 한 가정의 가옥을 사정없이 내리치고 있을 때 말이야
한참을 울던 아기와 한참 마당을 돌다 들어온 개가 싸우고 있었어
아기는 이렇게 무서운 폭풍이 치는 날 말이야 왜왜 날 두고 혼자서만 어디 갔었냐고
나쁜 개 나쁜놈의 개
아기는 그냥 잠들었지 뭐야 난생 처음으로 홀로있다는 것에 대한 공포를 알게 되었거든
그래서 많이 피곤했던 거야
폭풍우의 비에 젖은 개도 아기가 있는 창가쪽을 보며 지쳐하며 난로가에서 잠들었어
다음날이 됐거든 아기는 창살너머로 밀려오는 햇님의 웃음을 받고 아라차차차 기지개를
하며 일어났어 모든 것이 생동감있게 또 새로운 무언가를 향해 달려나기길 바라고 있는 듯
너무 따듯한 햇살에 너무 평온한 들판위의 집 한채였지
아기는 곰곰히 어젯일을 생각하게 되었단다
꾀심한 개 도무지 용서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아장아장 걸어 툭툭 그 때까지도 자고 있던
개를 발로 찼지 그리곤 또 발로 툭툭 찼어 그런 이 망할놈의 개가 일어나지 않는 거야
삼강오륜에도 있는 군신유의을 어기는 거자나 종나 4가지가 없는 거자나
내가 이 집의 주인이지 니가 이 집의 주인이냐 퍼뜩 안 일어날래 안 일어나?
하다한 소설에서 많이 쓰는 방법이지 개는 간밤에 아이를 위해 비가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있는 뒷뜰 벽쪽의 땅이 낮은 걸 알고 개뼈다귀 찾듯이 종나 고랑을 판 거야
그래 고랑을 파서 엄청난 빗줄기에서 넘쳐나온 빗물은 강쪽으로 유유히 흘러갔지
폭풍우가 치던 날 그리 도움 되는 건 아니였어 솔직히
그런데 개는 비바람을 맞으며 아기를 위해 고랑을 파고 싶었거든 그냥 미친놈처럼
개가 고랑을 파고 싶었데 그리고 그 충격으로 개는 전사하지 윽.. 하고 말야
난 그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다 내가 분명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아기처럼 내 눈엔 한없이 연약하게만 보이던 그녀에게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녀에게 그런 고랑이 필요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나 난 그 고랑을 파주고 싶었다..
미안 행복하게 살라는 말도 거짓말이 였어 정말 솔직히 내가 없는 너 옆자리는..
자꾸 눈물나네 으이크
농구 구경이나 가야겠다 밥을 또 며칠씩이나 안 먹은 거 같애 그래서 힘이 없어
가끔 니가 미치도록 보고 싶은데 나 잘 참고 있는 건가봐
나 참 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