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완전히 메말라 버린 듯 하다
전 같으면 그냥 한 번 웃고 넘어갈 일일 것인데
난 내일 법원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왜 그런 분들이 나에게 미련한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고소하고 싶지 않지만 내 서류들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여서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어쩔 수 고소하여야 한다
내일은 마음이 배로 씁쓸하겠지 또 자학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너무 내 마음이 메말랐다
요 근래에 심한 충격을 먹고 쓰러진 뒤로 늙어있는 내 모습이
이제는 흉물스레 마음의 창도 닫아 버린 듯 하다
내가 이렇게될지는 꿈에도 몰랐는데
몇 달전 내 짐작이 맞았다 글을 태우긴 잘한 일 같다
나 또한 이제 변해 있다
썩어버린 마음에 무슨 수로 꽃을 피울까
십년이상 꿈꿔왔던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존재감의 상실이 너무 크다
이대로 죽어도 후회없을 만큼 내 영혼은 지금 끝도 없이 탁한 탁류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슬프고 슬프고 한없이 마음의 심연이 생긴 듯 한데
난 이제 그를 되돌릴 수 있는 힘이 없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든지 넘지 말아야 할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아프다
내가 왜 아직 숨을 쉬냐고?
엄마아빠가 너무 늙으셨거든 그래서 좀더 기다려 보는 것일 뿐이야
가끔 내 재능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노을이 참 아름다울 때가 있을 뿐
세상에 더는 기대하는 바도 원하는 바도 없어
그냥 나 또한 조용히 조용히 뭍혀갈래
아주 아주 많이 슬프고 견딜 수 없는 일이 되겠지만 말이야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