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도 가야했고,
일주일 내내 해야할 일들은 너무 많았다.
하루종일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한시간인 줄로만 알았던 수업은
2시간이나 연이어 이어져 날 너무 지치고 피곤하게 만들었다.
말도 안 듣는 아이들, 갈수록 커지는 목소리.
수업을 하면서 매번 느끼지만 우리를 가르치던 선생님들은 얼마나 힘드셨을까.
퇴근길 ,
스터디를 가야했고 책은 없었다.
친구의 파전에 동동주 한잔? 에 바로 오케이.
동동주는 피곤한 몸에 극악이라서,
맥주를 마시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소주한잔 기울였다.
모두 내 이야기를 들어주러 나온 고마운 녀석들.
주저리 주저리, 기울어가는 소주 한잔의 횟수만큼 이야기의 농도는 짙어져만 갔다.
매번 사랑이란 그렇다.
반복되는 순환속에서 단지 그 누구냐가 틀리냐 뿐이다.
3년전쯤 오늘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던 친구는,
지금의 내 입장에서 나의 모진 소리가 얼마나 힘들고 미웠을까 -
시간이 3년이나 흘러,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나에게
원래 다 그런거야라며, 토닥거리는 말을 해줄 수 있는 친구.
왠지 미안하고, 한없이 고마웠다.
작게 또는 크게 쌓아온 그동안의 보이지 않던 벽들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기분이었다.
사랑도 아니고 미움도 아니다.
내가 지금 힘든 이유,
내 마음이 무엇인지 몰라서, 사랑일까 미움일까.
그리고 왜 그사람은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걸까,
소주 한잔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내뱉었다.
그렇지만 내 친구들이기에 고마운 마음만 든다.
괜찮아지겠지, 시간이란 흐르고 상처란 치유되고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기 마련이니깐.
하지만 그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