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부터 삼일 전, 배가 아팠다.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면서 이리저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했다. _-_
엄마 말씀에 의하면, 과연 예배나 제대로 드릴 수 있을랑가 생각하셨댄다.
그리고 그 다음날엔 배가 죽도록 아파왔다.
처음엔 조금 이상하다 싶을 뿐이었는데, 그저 조금 이상한 것 같았는데.
그랬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배가 콕콕 쑤셔.. 아니 짓누르듯 아파왔다.
오노. 이렇게 아파선 안 돼.
사실은 그냥 넘기려고 했지만, 예전에 그냥 넘기려다 맹장 터뜨릴 뻔 한 사건이 있어서 -_-;;
이번엔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내가 매운거 좋다고 먹을 때 알아봤어."
엄마가 하신 말씀.
난 매운게 무지 좋지만... 속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점차 내 상태가 심각해지는 걸 느끼신 엄마는 아빠를 부르셔서 나를 차에 태워 보내셨다.
병원에 가니 장염이랜다.
하루종일 서러웠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우선은 쉬고 뭘 하든 하자.
그래서 하루종일 누워있었는데 온 몸이 아파왔다.
일어나면 안 된다.
잠만 자야된다, 라고 생각한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눈을 뜨면 배가 아파오는 게, 정신이 없었다.
식사를 못했더니 온 몸에 힘이 없었고, 근육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얼마나 서럽던지-
매운 거 많이 먹은 잘못이라고 하시던 엄마는 점차 괜찮느냐라던가, 조심좀 하지-라는 식으로 변해갔다.
얼마나 죄송하던지 미안해졌다.
다음 번엔 아프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계속 움직일 때마다 얼굴이 까맣다, 허옇다 하시는 엄마의 표정은,
괜찮느냐고 수십번을 묻는 아빠의 표정은
날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아픈 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 마음조차도 없어질테지만,
그렇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
아팠던 고통 속에서도 부모님의 표정은 죽을 때까지 나를 보며 걱정하실 거란 것.
아직도 아프긴 하지만, 아픔속에서도 이제 웃을 수 있는 건
나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