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오랜만에 일기장을 열어본다.
참 모질게도 꼬리가 긴 26년간의 세월... 나의 긴 꼬리는 아직도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미련이 많고 길고...
끊어야지.. 잘라내야지 백번 천번 수없이 생각하고 다짐해도...
쉽사리 끊어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유인즉 나약한 나의 의지...
무엇인가를 하고자 마음을 먹었다면...그 순간 그것들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이자
관심사가 되어야 마땅하거늘... 미련한 몸뚱이와 정신상태 덕분에...
말 그대로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한번만... 이라는 생각을 819,936,000초동안 반복하고 있질 않는가...
그제도 어제도... 돌이켜 생각하면 한숨만 절로 나오고... 나의 이런 모습이 스스로에겐
부끄러움과 부담의 대상인 동시에.. 나를 위한 사랑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생각하노라면
눈물이 나곤 한다.
난 항상 그래왔다. 어느정도... 선을 유지하면 거기에 안주해버리는 몹쓸 병이 있다.
더 앞으로 뻗어갈 수 있는 여력이 있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정도면 됐다는 나약한 생각에... 항상 나 아닌 타인이 꿰차고 있는 최고라는 자리..
TOP이라는 자리를 멍청하게 양보하고 부러워만 하고 지냈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참.. 이게 뭔가.. 쪽팔리게... 휴 ------------
일도, 학업도, 우정도, 사랑도... 모든게 제자리 걸음이 아니었던가.
나에게 주어진 시간.. 조금만 더 부지런했더라면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결과와...
타인의 성의에 대한 보답을 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사랑하는 사람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테고.. 보냈다 치더라도 꼬리가 짧았더라면 그렇게 긴
시간을 방황이라는 이름하에 허비하지 않았을것을...
이제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촉박하다.. 모자르기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그래서 숨이 턱턱.. 막혀오고 있는것이다.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사랑하는 그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
어느것도 자신이 없다.
자신도 없거니와 발전도 없을것이다. 현재의 내 꼬라지를 봐서는...
솔직히 모든게 사실이기에...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역시나... 부족함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에 대해서도 꼬리가 긴것만은 확실하다.
사실... 이런 글들을 통해...
난... 어울리지 않게 스스로의 반성을 하고자 하니까...
엉켜있는 실타래들을 풀어내고 싶다. 걱정거리들...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무거워지는 것들... 나몰라라 도망치고 싶지 않기에...
하나하나..해결해 나가고 싶기에... 내 힘으로...
그리고.. 나약하고 도태되어있는 나를 추스리고 다시 일으키고 싶기에...
가슴속 응어리진 핏덩이를 토해내고 내 상처들을 치유하고 싶기에...
그런 생각들이 아직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어서... 어울리지 않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지도
모를일이다.
지금껏 세상의 수 많은 고난속에서 지켜주시고 이끌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자기보다 나를 더 믿고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
나의 아픔을 함께 하고 어루만져주길 원하는 친구들...
아직도 난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소중한 힘들을 곁에 두고 있다.
이제 부족한건... 나약한 나를 밀쳐내고 내 자신을 믿고...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는 의지와 용기...
그리고.. 기도....
나.
나.
나.
다시 일어서서... 언제 그랬냐는듯이... 앞으로 열심히 뛰어가고 싶다.
비록 부족하고 험난하고.. 고통스러워도...
내가 가야할 길이라면 ... 최선이라는 이름하에 후회따위를 남기고 싶지 않다.
더이상...
그래도... 라는 말 앞에 더이상 무릎꿇지 않는 내가 되고싶다.
언젠가 호주로 유학을 간 친구녀석이 나에게 남긴 메세지...
힘든 유학생활이지만... 훗날 부딪혀보니 내가 이겼더라.. 라고 말하고 싶다는 친구처럼...
나 역시 부딪혀서 이겨보고싶다.
아니...
이겨보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