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웠다.
그래서 더위 먹었나보다.
물건이나 사람이나 딱히 애착을 가지는 건 없는데...
딱 하나.
1988년에 태어난 1원짜리 동전만은 꽤나 착실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19년 가까이 내 지갑 속에 데굴데굴거리던 녀석인데..
오늘 더위 먹은 주인 덕분에
녀석이 행방불명이다.
아무리 뒤지고, 찾아보고, 탈탈 털어보고 다 해봐도
안 나오고 있다.
유난히 지갑 열 일이 많았던 날이라서 그런가..
녀석이 덥다고 가출을 해 버렸다.
아, 허전하다.
1원 대신에 2007년에 태어난 10원짜리를 넣어놓았는데.
그래도 1원만 못 하다.
나한테는 10만원보다 귀한 것이었는데...
속히 돌아오기 바란다.
꽃도 달아주고, 향수 뿌려주고, 금박 박아줄게.
1988년생 내 1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