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도 참 빠르지.
벌써 일주일 목요일이다.
수요일까지는 아이들 시험기간이라서 일찍 퇴근했는데,
괜히 오늘 하루가 길 것 같았는데..
출근하자마자 도서관 앞에 엄청나게 몰려든 아이들 덕에 난 숨도 고를 새 없이
컴퓨터를 켜야했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아이들은 기말고사 기간동안 도서관에 들리면서 쉴새없이 종알거렸다.
'샘 왜 시험기간에 이렇게 책이 읽고 싶은 거예요?'
글쎄, 도대체 나도 모르겠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 시험기간에 책이 읽고 싶으면 그냥 읽었다.
공부한답시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대신 어제 읽던 책이 생각나서, 그리고
오늘 새로 빌려온 책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그 땐 책이 더 좋았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한 3페이지만 읽고 그 눈돌림과 집중력으로 다시 공부하라고 했다.ㅎ
요새 내가 써먹는 방법이다.. 큭-
점심시간은 더 대박으로 바빴다.
게으른 2학년 녀석들이 안 와서 1학년 보고 대출을 하라고 했더니
하도 버벅거려서 결국 내가 해야할만큼이나.
책읽기에 목마른 아이들이 난 너무 예뻐보였다.^^
도서반 아이들을 데리고 올해 처음으로 엠티를 가려한다.
부기장 녀석은 학교에서 가는 말레이시아로 떠나고,
기장 녀석은 엄마가 공부 안한다며 가지 말래요. 란다.
부기장 녀석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살곰살곰 빠질려는 녀석들은 정말이지 미운털이 하나씩 박힌다.
자꾸만 아이들에게 정드는 건 무섭다.
언젠가는 헤어짐이라는 게 있을테니깐,
그걸 견디는 게 나 스스로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무섭다.
휴-
내일은 금요일.
사실 오늘 엊그제 마실 술이 해장이 채 되지 않아 힘들었다.
미친듯이 마신 술은, 필름 뚝- 이라는 결과와
내 핸드폰 목록에 그를 남겨주었다.
하지만 괜찮다.
그래서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