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이라 1시 퇴근.
꺅, 너무 신나서 혼자 남산갈까, 한강갈까?
해놓고 아침에 카메라도 안 들고 나왔다.
치과도 가야했고 집에 잠시 들렸는데,
병원에 가야할 아빠는 지쳐 낮잠자고 있었다.
아빠 병원 안가? 밥은 먹었어? ..
내 질문에 귀찮은 아빠.
문득 남산과 한강을 포기했다.
아빠 우리 아빠 병원 갔다가 맛있는 것도 먹고 좀 나갔다오자~
병원 가기 귀찮다던 우리 아빠.
나랑 동생 밥 먹을 동안 일등으로 씻고 꾸미고. 크크-
작년에 언니가 아빠랑 엄마 사드린 커플티는 너무 작다며 입으면서 투덜투덜.
결국 낡은 셔츠하나 꺼내 입었다.
아빠 병원가서 물리치료 받고,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지루.
다행히 손에는 책한권 .
아빠 물리 치료 끝나고 동생 옷사러 가는 겸 아빠 옷도 좀 봤다.
아빠 이거 어때? 이건 좀 괜찮지 않아? 이건 이쁜데?
우리 아빠 어쩜 이렇게 까탈스러울까.....
맘에 드는 옷 하나도 없다고 그러더니...
막상 고른 옷은 사이즈 없고 흥흥흥
결국 동생 옷만 잔뜩사고, 요즘 옷 없다는 엄마 옷도 좀 사고.
삐돌이 아빠, 결국은 삐졌다.
아빠 모 먹고 싶어?
아무거나 먹자. 칼국수 먹을까?
동생이 더운데 칼국수? 했더니 아빠 집에 가.라고 했다 ㅠ
그래서 나 칼국수 먹고싶어 칼국수 먹을거 가자~
결국 도착한 칼국수집.
아빠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해서 제일 맛있게 드셨단다.
처음으로 아빠 맛있는 거 사드린 거 같다.
돌아오는 길엔 소화도 시킬 겸 다같이 걸어왔다.
들이미는 사진기에 버럭버럭 사진은 왜 찍냐고 그러더니,
그래도 포즈 좀 잡아주는 아빠의 센스.
아빠의 왕왕 잔소리와,
아빠의 왕왕 삐짐이,
사실 조금 힘들어서 후회할 뻔도 했다.
그래도, 너무 행복한. 데이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