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해야될 이야기였는데.
마지막에 와서 완전 매너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사실, 내일 만나자고 연락을 했다.
내일, 만나서 모든 걸 다 이야기하겠노라고.
좋아하더라.
무슨 바람이 들어서 먼저 보잔 얘기를 다 하냐면서.
괜히 미안하더라.
그렇게 먼저 연락을 해놓고.
금요일이 다가오기까지 수많은 생각을 했다.
그냥 내일은 아무렇지 않게 만나고,
다음에 이야기할까.
그러기에는,
기다리는 그 사람도 힘들거고.
거절하지 못한 채 속앓이 하는 나도 힘들 것 같았다.
워낙,
팔랑귀라.
어떤 사람은 니가 아무 감정 못 느꼈으면, 아니라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그렇게 잘해주는데, 한 번 만나나보라고 말하고.
그래서 내 마음도 이리 저리 휩쓸리고.
그치만 결국엔 문자를 보내버렸다.
만나서 해야될 이야기인걸 알지만, 만나면 어색할 것 같다고.
만나면 분명,
밥을 먹든 뭐든 할 거고.
그럼 또 그 사람이 돈 내려고 할 거고.
그런게 다 미안하고 어색하고 불편할 것 같아서.
만나기를 포기했다.
아마 지금쯤 자고 있겠지.
내일이면 연락이 올지도 모르고.
내가 그 사람에게 미안해해야하는지.
아니면 그럴 필요가 없는건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서로를 위해 이런 이야기는 빨리 이야기해서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었는데.
잘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