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유독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 라는 노래를 즐겨 부르곤 했다
어딘지 가사가 너의 마음 같아서 내내 걸렸던 기억이 난다
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고
시린 바람에 옷깃을 여미면 너의 든든한 어깨가 나란히 맞대어 다가왔다
아쉬운 날 서러운 날 외롭고 쓸쓸한 어느 저녁이면
예외 없이 나의 투정을 받아 위로를 마다않던 너를 나는 습관 처럼 익혀갔다
그것이 우정이기만 했을까 우리는..
내 마음을 묻던 너에게 나는 끝내 미안하다 말 하지 않고 비겁했던 지난 시간 속의 너를 탓했다
진정 비겁한 건 나 였음에도 단 한번도 그 타박을 끈덕지게 들어주던 네가 나는 안쓰럽다
우정 이기만 했다기엔
내 추운 날들을 미더운 따뜻함으로 감싸안아준 네게 솔직하지 못한 거겠지
그러나 사랑이라기엔 우리에겐 열정이 부족했다
네가 즐겨 부르던 그 노래 가사 처럼
우리는 우정 이라는 미명 아래 비겁한 숨박꼭질을 했는지 모른다
누구보다 행복하고 그 어느때 보다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
뒤돌아보지 않을 벽을 보며 한없이 장승 처럼 서 있는 너를 마음 속에서 진심을 다해 보내려 한다
때때로 너의 위로와 안락함이 고프더라도
너를 찾지 않으련다
상처 받지 않기를 부디 나의 비열함이 너를 다치게 하지 않았기를
우리의 애매한 추억을 웃음으로 접을 수 있을 때 까지
고마웠고 미안하고
너 만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아껴주는 이를 또 만날 수 있을까
그 마음 잊지 않을께
07.20
사랑과 우정사이 , 어릴 적 아주 즐겨 불렀는데 ^^;
서로 기억을 공유하고 있겠지요! 힘 내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