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를 통한 그녀의 질문. "바쁘니?..."
그리고 이어지는 그녀의 고민...
호감을 갖게 된 남자에 대한 얘기... 석달전 얘기부터 지난 주 얘기까지...
마치 무언가를 통해 보면서 말하듯 너무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 말들이 사실이라면 어떤 내용인지 그것은 더이상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가 그렇게 기억하고 의식할 만큼 이미 그 남자는 그녀의 맘 속에 자리잡아 버렸으니...
연애상담을 하는동안 내 머리는 조금씩 맑아지고 있었다.
자신과 그 남자의 마음에 대한 확신이 없어 심난해 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되려 나는 심난했던 마음이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었으니까...
"잘 될거야. 좋은 인연으로 남을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래..."
라는 마음을 전하며 그녀에 대한 심난한 내 마음은 그렇게 정리되어버렸다.
조금은 강요받은 기분이지만...
메신저 그녀의 닉네임은 아이러니하게 '고시레~'
'고시레'라는 말이 잡귀나 불청객을 멀리하기 위해 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녀의 닉네임 덕분에 오늘은 내가 그녀곁에서 한걸음 물러나야 했다.
돌이킬 수 없는 한걸음을...
하지만 되려 고맙다. 그 한걸음 쉬이 되돌릴 수 있게 해줘서...
더 깊이 빠져들어 헤매이기 전에 날 돌이킬 수 있는 전략중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어.
심난한 마음 정리하고 내가 처음 '친구'라는 이름으로 너에게 다가갔듯이...
여전히 '친구'라는 이름으로 앞으로도 친히 연애상담을 도와주마...
심난한 마음 정리하긴 했지만... 또 다른 이유로 심난해지는구나. 오늘까지만이다...